한국작가회의 “고은 문제, 동지라는 이름으로 회피" 반성

기사등록 2018/03/13 21:09:26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고은(85) 시인이 지난달 상임고문직을 내려놓은 한국작가회의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13일 한국작가회의는 "지난 2월 22일 본회를 탈퇴한 고은 시인은 오랫동안 본회를 대표하는 문인이었다"며 "그렇기에 당사자의 해명과는 별개로 그와 관련한 문제제기에 본회는 답변의 의무가 있었다. 하지만 입장을 신속히 밝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로 인해 피해자의 고통과 시민사회구성원들의 실망에 어떠한 위로도, 희망도 드리지 못했다"며 "이는 다름 아닌 '동지'와 '관행'의 이름으로 우리 안에 뿌리내린, 무감각한 회피였다. 반성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회의 태도로 인해 상처입고 실망한 동료 문인과 독자,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모든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나은 조직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작가회의는 이사회를 소집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 속에서 실명 거론된 고은·이윤택 회원 징계안을 상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은 시인은 자진 탈퇴를 하면서 제명 처분을 내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작가회의는 '정관개정검토위원회'를 개설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작가회의는 "윤리위원회를 신설하고, 이사회에서 통과된 '성차별·성폭력 예방과 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성차별·성폭력 혐의가 의심되거나 인정되는 회원에 대해서는 윤리위의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탈퇴를 금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처받은 이들의 고통을 돌보고 피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전력을 다하겠다"며 "징계나 처벌을 넘어서는, 더 건강하고 자유로운 세계를 꿈꾸는 독자·시민들과의 소통 창구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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