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트럼프 보호주의·시진핑 권위주의 충돌…진짜 전쟁 위험"

기사등록 2018/03/13 12:16:51

【 베이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함께 8일 베이징 자금성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11.08
【 베이징=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와 함께 8일 베이징 자금성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11.08
FT 외교 칼럼니스트 기드언 래크먼
"둘 모두 국수주의자…미·중 모두서 이념적 전환"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권위주의가 충돌하면서 미중의 무역 분쟁이 진짜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외교 분야 칼럼니스트 기드언 래크먼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이 보호주의를 취하고 중국은 1인 통치를 향해가면서 미중 관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래크먼은 미국과 중국이 지난 40년간 상대방의 행동 양식을 이해하며 세계화를 포용해 왔다며, 중국은 미국이 자유 무역 지지를 계속하고, 미국은 중국의 경제 자유화가 결과적으로 정치 자유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양측 모두의 기대가 흔들리고 있다며,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는 헌법 개정으로 시 주석에게 영구 집권의 길을 열어 줬고,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전쟁은 이기기 쉽다'며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래크먼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은 무역 전쟁에 딸려오는 위험을 간과한 것이라며, 무역 전쟁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이 언젠가는 진짜 전쟁으로 빠져들 위험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중국의 야욕이 서방 시장 개방의 필요성 때문에 억제됐지만 미국의 보호주의가 심화하면 중국의 계산도 바뀔 것이라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무역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의 철강 관세 조치가 중국을 직접 저해하지는 않겠지만, 지적 재산권과 관련해 도입될 추후 관세들은 중국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중국도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은 갈수록 자신감을 갖고 미국에 이념·지정학적 도전을 가하고 있다며, 중국의 목표는 세계 무역 해로의 중심인 태평양 서부 내 미국의 독점적 지위를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래크먼은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새로운 권위주의가 중국 통치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서구 민주주의를 대체하기 위한 글로벌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둘다 국가적 자존심 회복이라는 감정을 부추기는 국수주의자라며, 이 같은 지도자들의 등장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서 광범위한 이념적 전환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기득권은 중국이 자유화 될수록 국제 무대에서 미국에 대항할 가능성이 낮아질 거라고 믿었지만, 시 주석이 이끄는 중국의 정치적 발전은 자유주의 국제주의자들의 관점에 부응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민주화되지 않았으며, 더 이상 미국이 고안하고 장악하고 있는 세계 질서 내에서 조용히 지낼 의향도 없어 보이고, 중국 내부적으로도 국력 신장에 대한 인식이 자라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래에는 중국의 급속도 성장이 미국이 장악하고 있는 세계 안에서 이뤄지고 있으므로 미국에 대한 도전은 없을 것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중국은 이제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는 맞지 않는 옷'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래크먼은 보후주의와 국수주의를 취하는 미국과, 공격적이면서 마찬가지로 국수주의적인 중국의 새로운 조합은 잠재적으로 폭발하기가 쉽다고 경고했다.

 래크먼은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과 달리 해외 민주주의 증진에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갈등을 완화할 수도 있다며, 트럼프가 시 주석의 1인 통치 행보에 제동을 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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