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 살인' 30대 2명, 징역 18년·10년 선고…"너무 잔혹"

기사등록 2018/01/12 11: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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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대표 욕설·폭행에 앙심 품고 범행 계획
"영화 흉내낸 것처럼 흔적 은폐 위해 전분 뿌려"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옛 직장 상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시신에 전분을 뿌린 30대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성호)는 12일 살인·절도 혐의로 기소된 이모(30)씨에게 징역 18년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남모(30)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해 6월15일 오전 2시30분께 서울 도봉구 창동의 한 아파트에서 인터넷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A(43)씨를 흉기로 47차례 찔러 살해한 뒤 A씨의 현금 6435만원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남씨는 이씨와 살인을 공모했으며 수차례에 걸쳐 A씨의 돈 2000만원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이씨와 남씨는 직장 상사인 A씨에게 평소 폭언을 들어와 모멸감을 느껴왔다. 이씨와 남씨는 이에 화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공모해 계획했다.

 지난해 6월15일 A씨와 함께 회식자리에 있던 남씨는 사전에 준비한 대포폰을 통해 이씨에게 "A씨가 만취해 집에서 혼자 자고 있다"고 알렸다.

 이씨는 남씨의 연락을 받고 A씨의 집에 들어가 만취해 자고 있던 A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범행을 저지른 뒤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A씨의 시신에 전분을 뿌렸다. A씨의 금고에서 6435만원을 꺼내가기도 했다.

 남씨는 이씨가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마사지 업소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범행 후 이씨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씨는 A씨가 살해당하기 전인 지난해 6월1일부터 13일까지 수차례에 걸쳐 총 2000만원을 A씨의 집에 무단침입해 절도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대포폰 2대로 범행 시점을 상의하고 목장갑, 마스크, 자동차 등을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계획을 짠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이씨는 의류판매 업체에 근무하면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 불만이 있던 중 참지 못하고 범행을 마음먹고, 남씨도 가담해 무참히 살해했다"라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생명을 박탈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앗아간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살해 이후에도 영화를 흉내 낸 것인지 '밀가루'를 뿌려 흔적을 덮으려고 하면서 현장을 처참하게 만들어놨다. 너무 잔혹하고 살해 의지가 확고히 보이는 것으로 판단됐다"면서도 "이들의 동기가 정당화되지는 않지만 업체 직원들, 피고인들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평소 A씨가 이씨와 남씨를 힘들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chaideseul@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