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토론' 끝났지만…安-反安 "마이웨이"

기사등록 2017/11/22 17:42:43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246호에서 열린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의견수렴을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해 박지원 전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2017.11.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246호에서 열린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의견수렴을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해 박지원 전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2017.11.21. [email protected]
통합 반대파, 22일 오전 조찬 회동…세 규합 지속
 안철수 "의총은 당 결정기구 아냐"…통합 계속 추진
 최고위, 바른정당 통합론 지원사격…反安 최고위원 불참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두고 국민의당 내 안철수 대표를 위시한 통합파와 대표급 중진들이 포함된 반대파가 22일 각자의 세 규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1일 장장 5시간에 걸쳐 이른바 '끝장토론'을 진행했음에도 통합 찬반 두 세력은 각각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이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원총회는 정당의 중요한 하나의 축이긴 하지만 당의 결정을 하는 그런 기구는 아니다"라며 통합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그는 "당에서 의사 결정을 하는 기구는 최고위원회, 그리고 당무위원회, 중앙위원회, 또 전당대회"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아울러 오는 23일엔 원외 지역위원장들과 면담을 추진, 바른정당 통합론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대표급 중진들을 비롯해 통합에 반대하는 호남 의원들이 다수 분포한 의원총회보다는 원외를 기반으로 통합 동력을 모아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당내 통합 찬성파의 지원사격도 이어졌다. 이언주·권은희·김수민 의원과 장진영 최고위원은 이날 가칭 '미래비전모임'이라는 명칭으로 소장파 모임을 가졌다. 해당 모임은 일부 원외 지역위원장들이 먼저 추진을 요청한 것으로, 결국 당 최대 현안인 바른정당 통합 문제에 있어선 안 대표 쪽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중진이 꼭 초선처럼 목소리를 크게 내고 초선이나 소장파들은 목소리를 안 낸다. 거꾸로 됐는데 이것은 큰 병폐"라며 "소장파들의 목소리를 활성화시키고 그들이 용기를 내서 말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줘야 되는 게 아니냐(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반면 당내 대표적 통합 반대파인 정동영 의원을 위시한 11명의 전남·전북 의원들은 이날 조찬 회동을 갖고 전날 의원총회 상황을 공유했다. 정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평화개혁연대(평개연)는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며 "오늘 전남, 전북 의원들에게 배경 설명을 한 거고, 비례대표 의원들에게도 해야 하고 지역구 의원 중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에게도 설명할 것"이라고 세 규합 지속 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은 아울러 "평개연은 일단 '당을 깨지 말자', '인위적인 통합은 하지 말라'는 당을 살리기 위한 목적이 첫 번째"라면서도 "이건 의견 그룹이니까 모여서 정책, 정세나 현안에 대해도 의견을 나누겠다"고 했다. 평개연에 다수 의원들이 합류할 경우 안 대표 및 지도부 의견과 별도로 원내 전략을 수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5시간여에 걸친 끝장토론에도 불구하고 찬반 양 측이 '마이웨이'를 고수하면서 서로 간 감정의 골도 깊어지기만 하는 모습이다.

 대표적 통합 반대파인 박지원 전 대표는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여론조사를 하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통합하면 이십 몇 프로가 나와서 자유한국당보다 더 높게 나온다', '당장에 2등의 길에 올라간다'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은 구상유취(口尙乳臭)"라고 강력 비난했다.

 박 전 대표는 "여론조사 결과로 얘기한다면 국민의당은 존재 가치가 없다. 5%, 4% 나오는 게 무슨 정당이냐"라고 꼬집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시너지를 강조하는 당내 여론조사로 여론전을 펼쳐온 통합 찬성파 행보에 대한 비판이다. 그는 또 "당대표가 절대 다수가 통합 논의를 하지 말자고 했으면 하루라도 참고 또 생각해 보고 소통해야지, 바로 한두 시간 후에 '통합만이 살 길이다'라고 외치는 것은 다시 말해 '평개연 당신들도 하라'라는 신호와 똑같다"고 했다.

 정동영 의원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결국 어제 집중 성토를 받은 리더십의 문제, 진실성에 관한 문제 이것이 결국 국민의당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안 대표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했다.

 반면 대표적 통합 찬성파인 최명길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에서 "(반대파는) 3분의 2가 '통합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고)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사실 반대"라며 "연대, 통합에 찬성하신 분이 26분이라고 저는 이해한다. 도저히 어떤 쪽인지를 알 수 없는 3분을 '반대'로 포함해도 그 부분(반대)은 14명"이라고 통합 반대파가 당내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그는 "제가 의원총회 내용을 20페이지가 넘게 빼곡하게 메모했기 때문에 90% 이상 복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다른 말씀들을 밖에서 계속 하시면 모든 메모한 걸 갖고 '진실은 뭐다. 누구는 뭐라고 말했고 누구는 뭐라고 말했다'가 밝혀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쯤 하시고, 정말 전반적인 분위기를 왜곡하는 그런 공개적인 말씀은 서로들 자제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최 최고위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이렇게 (반대파가) 똘똘 말아가지고 가는 게 친노랑 똑같다"며 "일제히 그렇게 (라디오 인터뷰를) 예약해놓고 (끝장토론이) 끝나자마자 실상과 다른 모습을 이야기하는 게, 정말 점잖지 못하다"고 했다.

 아울러 박주원 최고위원은 "(끝장토론 결과) 연대에는 공감하나 통합엔 반분됐다. 바른정당과 연대·통합, '연통'에 대한 찬반 전당원투표 플러스 국민여론조사를 제안한다"고 했다. 전당원플러스는 전날 끝장토론에서 일부 통합파 의원들이 제시한 방안으로, 최고위에서 안 대표의 통합론을 지원사격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반안(反安)계 최고위원인 박주현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에 불참했다.

 원내지도부로서 아직까지 중립을 지키고 있는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국민의당은 지금의 성장통을 이겨낼 것"이라고 봉합을 재차 시도했지만, 끝장토론 이후로도 통합 찬반 각 측이 '마이웨이' 세 규합을 이어가며 서로에게 날을 세우는 상황에서 '성장통'이라는 말은 무색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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