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위에 '경찰위원회' 둔다…위원장은 장관급 추진

기사등록 2017/11/14 12: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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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sociate_pic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9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개혁위원회 중간보고회에서 박재승 경찰개혁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중간보고에는 '경찰개혁의 의미와 방향', '경찰권 행사의 기본원칙'과 그동안 발표된 권고안 및 추가 권고안 등이 포함됐다. 2017.10.19. kkssmm99@newsis.com

경찰개혁위, '경찰위원회 실질화' 권고안 발표
행안부→총리실 소속 격상…경찰청장 임명 제청
중요 치안정책 결정 관여…경찰 실질적 관리·감독
총경 이상 승진·경무관 이상 전보 인사권도 부여
경찰청, "민주적 통제 장치" 권고안 전부 수용키로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 실질적인 통제기구로서 경찰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국무총리 산하 중앙행정기관으로 이관하고 경찰청장 임명제청권 등의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경찰개혁위원회는 14일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안으로 '경찰위원회 실질화' 권고안을 발표했다.

 경찰위원회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 민주성·공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1991년 경찰법 제정과 함께 설치됐지만 그간 법적 지위나 업무범위, 권한행사의 실효성 등 여러 면에서 제도적 체계를 갖추지 못해 유명무실한 상태였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박경서 경찰개혁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철성 경찰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개혁위원회 첫 권고안을 발표하고 있다. 경찰청은 경찰개혁위 권고안으로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설치와 변호인 참여권 실질화, 영상녹화 확대, 진술녹음제 도입, 장기 내사 기획수사 일몰제 도입 등에 대해 발표했다. 2017.07.19. scchoo@newsis.com

 개혁위는 기존 경찰위원회의 법적 지위 및 성격을 재정립하기 위해 현재 행정안전부 소속인 위원회를 국무총리 소속으로 이관하고, 경찰청을 경찰위원회 소속으로 두는 중앙행정기관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위원회 구성은 위원장 1명과 상임위원 2명을 포함한 총 9명을 두고 국회와 법원에 추천권을 부여토록 했다. 이는 위원 전원을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현행 방식 대신 행정부·입법부·사법부에 위원추천권을 부여함으로써 다양성 확대 및 민주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다.

 위원장은 장관급으로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고 국무회의 출석 및 발언권을 갖게 된다. 단, 경찰공무원 출신은 위원장 자격에서 배제된다. 군·경찰·검찰·국정원 출신은 퇴직 후 만 3년이 지나지 않으면 위원이 될 수 없다. 

 위원장·위원의 임기는 현행 3년에서 4년 단임으로 바뀌게 된다. 임명권자의 부당한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연임을 금지하는 대신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임기를 1년 더 늘린 것이다. 정치적 외풍을 막기 위해 경찰위원회 위원장은 표결권이 없다.

 경찰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감독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끔 권한도 대폭 부여된다. 기존에는 경찰 소관 법령·규칙, 주요 경찰정책 심의·의결권, 경찰청장 임명제청 전 동의권만 행사하는 데 그쳤다.

 권고안에 따르면 경찰위원회는 경찰청장·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한 임명제청권이 부여된다. 위원회가 제청하면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국가수사본부는 일반경찰의 수사 관여 차단 방안으로개혁위에서 논의 중인 안건이다.

associate_pic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대청마루에서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이 열린 가운데 이철성 경찰청장과 박경서 경찰개혁위원장이 참석해 있다. 2017.06.16. bjko@newsis.com

 경찰위원회가 경찰 승진인사 시 총경 이상, 보직 인사는 경무관 이상을 대상으로 경찰청장이 제출한 인사안에 대해 심의·의결한 후 제청하는 방안도 권고안에 담겼다.
 
 경찰위원회의 정책결정권고 관련해선 경찰 관련 법령·규칙 외에 주요 정책이나 업무 계획으로 심의·의결 대상을 확대해 국가의 치안정책 결정에 관여하도록 개혁위는 권고했다.

 인권침해 또는 경찰권 남용 소지가 있는 제도·법령·관행 등에 대한 개선·시정요구권, 비위 사건에 연루된 경찰공무원에 대한 감사·감찰·징계 요구권, 상관의 부당한 수사지휘에 대한 이의 제기 시 이에 대한 조치요구권도 경찰위원회에 부여된다.

 개혁위는 "현행 경찰법상 경찰위원회에 부여된 권한으로는 경찰위원회가 경찰 관리 기관의 실질적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며 "경찰위원회의 의결 사항에 대한 구속력 및 집행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심의·의결 사항에 대한 조치 결과 보고를 의무화하고 심의·의결 사항을 불이행할 경우 감찰 및 징계요구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위원회의 지위와 권한을 강화하는 대신 견제장치도 마련된다. 경찰위원회에 대한 통제 방안으로는 위원장의 국회 출석 및 보고의무 등을 두도록 권고했다.

 이밖에 위원회 운영 활성화를 위해회의를 주1회로 확대하고, 위원회에 적정한 규모의 독립된 사무기구를 설치하도록 개혁위는 권고했다. 위원회 상정 안건에 대한 사전 연구·검토를 담당할 전문위원을 임명해 위원회를 보조하도록 한 방안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다만 권고안의 실효성 논란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경찰청을 총리실 소속으로 이관할 경우 행안부 소속 정부위원회가 아닌 총리실 소속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되기 때문에 정부조직법 개정이 필요하다. 행안부의 외청인 경찰청에 대한 행안부장관의 지휘권도 상실된다.

 경찰위원회 위원장을 대통령이 임명한다면 정권 성향에 따른 정치적 중립 논란이 일수 있고, 장관급인 위원장이 경찰청장(차관급)보다 직급이 높아 경찰조직의 직무상 독립성 훼손 논란 우려도 제기된다.

 개혁위의 한 위원은 "이번 권고안은 경찰의 기본 프레임, 틀을 바꾸는 것"이라며 "청와대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지금까지 대통령 손아귀에 있던 경찰을 놓는 것이기 때문에 통수권자 차원에서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위원은 "위원회가 합의제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종속되거나 편향될 일은 없을 것"이라며 "기존 행안부장관의 경찰의 일반사무에 대한 지휘권은 사실상 없어진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경찰청은 이번 권고안에 대해 경찰위원회 실질화가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 마련의 핵심이자 선결과제라는 인식하에 모든 권고사항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청은 "향후 경찰개혁위원회의 권고안을 수용하기 위해 관련 법령 개정 등 세부실행방안을 신속히 마련·시행 할 방침이며 특히 법 개정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사항들은 연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jh@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