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내달 '수사권 조정 추진안' 내놓는다

기사등록 2017/10/20 19:40:05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마친 이철성 경찰청장과 인사하고 있다. 2017.10.2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마친 이철성 경찰청장과 인사하고 있다. 2017.10.20. [email protected]
文대통령 검·경 수사권 조정 발언에 일선 경찰 "힘난다"
경찰청 "다음달 안에 수사권 구체적 추진안 내놓겠다"

 【서울=뉴시스】박준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경찰의 날을 하루 앞둔 20일 검·경 수사권 조정의 필요성을 언급한 가운데 경찰이 11월 안에 구체적인 추진 계획안을 내놓기로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으로 수사권 조정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수사권 싸움'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달 초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경찰의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내년부터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다음달부터 경찰 차원에서 수사권 조정 논의를 위한 실무 작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복수의 경찰 관계자들은 이날 문 대통령의 발언 내용보다는 시점에 더 주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나 국정과제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 시점이 '내년'으로 명시돼 있는데다, '중립기구를 통한 해결' 방식도 법무부 업무보고 등을 통해 이전부터 오르내린 만큼 내용 측면에선 실질적으로 새로운 건 없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법무부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발표를 기점으로 경찰 일각에서는 수사권 독립은 물 건너 간 게 아니냐는 회의적인 기류가 확산됐다. 검찰이 공수처를 양보하고 수사권을 지키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시각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17.10.2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17.10.20. [email protected]

 이런 분위기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문 대통령의 발언은 ‘경찰의 날’을 맞은 14만 경찰조직에는 단순한 립서비스 이상의 큰 '생일선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선의 한 경찰관은 "최근 조직 내에서는 수사권 조정이 불가능한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많았다"면서 "오늘 대통령의 수사권 발언은 사실 새로운 건 없지만 의지를 천명한 것만으로도 직원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간만에 힘이 난다"고 전했다.

 경찰청에서 수사권 조정 업무에 관여하는 한 관계자는 "검찰은 그동안 경찰의 인권침해적인 부분이나 자치경찰제 시행, 행정경찰과 사법경찰의 분리가 불가능한 점을 지적하고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사권 조정을 논의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며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검찰과의 수사권 조정 협의나 논의는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번 법무부 업무보고에서도 문 대통령이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자율적인 협의로 되지 않으면 별도의 중립기구를 만들어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지만 법무부가 소극적이어서 진척이 없었다"면서 "문 대통령이 밝혔듯이 수사권 조정은 어떤 전제를 조건으로 논의할 과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반드시 시행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경찰청이 다음 달에 발표하는 수사권 조정 추진계획안은 검찰의 권력독점적인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권력의 견제와 균형에 기반한 원칙을 시행모델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궁극적으로는 검찰과의 적절한 권한 배분에 방점을 둘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권 조정에 따른 권력 남용을 의식해 경찰 안팎의 제도적 견제장치도 곁들일 것으로 보인다.

 경찰 고위관계자는 "경찰은 수사권 조정을 위한 만반의 준비가 다 돼 있다"면서 "내년부터 논의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 논의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겠다. 경찰이 내놓을 방안에는 경찰개혁위원회의 입장이 많이 반영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이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마친 후 거수경례하고 있다. 2017.10.2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이철성 경찰청장이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마친 후 거수경례하고 있다. 2017.10.20. [email protected]

 반면 검경 수사권 조정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는 비관론도 없지는 않다.
 
 경찰의 수사권 조정 논리는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라는 원칙을 전제로 하는 만큼 검찰과의 이견을 좁히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의 영장청구권 독점 체제 등 형사소송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 많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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