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스포츠, 외부 요청에 기사 재배열…한성숙 대표 사과

기사등록 2017/10/20 16:42:42

외부요청에 기사 재배열한 직원 징계 절차

【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0일 네이버스포츠 서비스의 기사가 외부 요청에 의해 재배열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한 대표는 이날 네이버 공식 포스트를 통해 "감사 결과, 네이버스포츠 담당자가 외부의 기사 재배열 요청을 일부 받아들인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네이버가 약속해 온 투명한 서비스 운영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사용자와 스포츠 관계자들에게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한 언론사는 '네이버, 축구연맹 ‘청탁 문자’ 받고 기사 숨긴 정황 포착'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요지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연맹 비판 기사를 뉴스 수용자가 잘 볼 수 없는 곳에 재배치해달라'고 청탁하자 네이버가 이를 적극 수용했다는 의혹이다.

 특히 이 언론사는 프로축구연맹 홍보팀장이 네이버 이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이 같은 의혹을 구체화했다. 연맹 홍보팀장이 보낸 메시지에는 “K리그의 기사 관련한 부탁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한 번 조심스럽게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네이버는 자사 임직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 중이다. 감사가 끝나면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인사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언론사로부터 송고받은 뉴스만을 서비스하는 '네이버뉴스'와 달리, '네이버스포츠'는 뉴스뿐 아니라 스포츠 생중계, 동영상 클립, 기록 데이터 등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를 서비스하고 있다. 매주 200경기 이상을 실시간 중계하며 2300여개의 관련 동영상 클립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단과 협회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해 '네이버스포츠'를 통해 사용자에게 전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비스 특성상, 경기 중계 등 스포츠 관련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네이버스포츠'는 각종 협회, 구단, 단체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프로축구 중계권을 가진 한국프로축구연맹과 같은 협회와도 언로(言路)가 열려 있다"고 부연했다.

 한 대표는 "동일한 조직 내에 스포츠 기사를 배열하는 부문과 언론 취재의 대상인 스포츠 단체와 협력하는 부문이 함께 있다 보니, 구조적으로 해당 기사 내용과 같은 의혹의 가능성을 원천차단하지 못했다"며 "이는 회사를 이끄는 저의 책임이 크다. 앞으로 이러한 의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조직의 편재 및 기사 배열 방식에 대해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사업 제휴와 뉴스 서비스가 혼합돼 있는 조직을 분리하고, 다양한 인공지능(AI) 추천기술을 적용해 내부 편집자가 기사배열을 하는 영역을 줄이는 방향으로 집중할 것"이라며 "11월 1일까지 조직 구성이 같은 '네이버스포츠'와 '네이버연예'에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부문과 기사 배열을 담당하는 부문을 분리하고, 스포츠와 연예 기사 배열의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또 "앞으로 기사배열 책임자를 일원화하고, 투명성위원회가 기사 배열에 대해 점검하도록 하겠다"며 "콘텐츠 선별 및 배열, 매체 및 창작자 선별, 이슈 선별에 대한 기준도 마련해 외부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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