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유통·식품기업, 지주사 전환 '속도' 까닭은?

기사등록 2017/10/21 06:00:00

【서울=뉴시스】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시그니엘서울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 및 롯데그룹 BU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10.12. (사진=롯데지주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시그니엘서울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식회사 출범식'에 참석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황각규 롯데지주 사장 및 롯데그룹 BU장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10.12. (사진=롯데지주 제공) [email protected]
"요건 강화 전 대주주 지배력 강화"…대주주 지배력 강화 및 경영승계 발판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유통 및 식품기업들이 최근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지주사 전환 요건이 강화될 조짐이 나타나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지난 12일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롯데제과의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의 투자부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지주사 전환을 마쳤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롯데제과 등 4개 회사가 상호보유하고 있던 지분관계가 정리되며 순환출자고리가 대폭 축소됐다고 밝혔다. 또 이로 인해 경영 투명성이 더욱 높아지는 것은 물론, 주주가치 역시 제고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앞서 BGF리테일도 존속회사 BGF와 분할설립회사 BGF리테일로 회사 분할을 결정했다. BGF는 지주사로서 자회사 지분의 관리 및 투자를 맡고, BGF리테일은 편의점 사업 부문을 맡는다. BGF리테일은 오는 11월1일 분할을 마친 뒤, 다음날인 2일 분할 등기를 할 예정이다.

BGF리테일 측 역시 이같은 회사 분할 결정에 대해 투자와 사업을 분리해 경영효율성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업과 투자를 분리함으로써 경영의 안정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랜드그룹도 최근 사모펀드로부터 1조원 상당의 자금을 조달하고, 홈&리빙 사업부 모던하우스를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며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이 마무리 됨에 따라 각 법인별로 책임경영과 사업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고 선진적인 지주사 경영 체재 시행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식품기업들도 지난 6월께 줄줄이 지주사 전환에 나선 바 있다.

매일유업은 회사를 지주사 매일홀딩스와 신설 사업회사인 매일유업으로 분할하는 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했다. 오리온 역시 회사를 지주사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으로 분리하는 인적분할을 완료했다. 이들 역시 유통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진행했다고 입을 모았다.

유통 및 식품기업들은 이 처럼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낸 이유에 대해 순환출자고리를 없애고 자회사를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속내는 대주주의 지배력을 더욱 높이기 위해서라는 시각이 많다. 기업들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회사를 세로로 쪼개는 방식의 인적분할을 선택하는 데 이 과정에서 기존 회사 주주가 신설 존속회사의 지분을 가지게 되면서 별다른 비용 부담 없이 지배력을 강화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국회에는 기업 분할 시 기업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에 분할신주를 배정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은 단기적으로는 주가 상승과 대주주 지배권 강화 등의 효과를 내고, 중장기적으로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 된다"며 "최근 기업들이 잇달아 지주사 체제 전환에 나서고 있는데 주식배분비율 변화, 적자회사 정리, 경영진 교체 등의 변수도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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