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댓글단장' 민병주 첫 재판…"사실관계 인정"

기사등록 2017/10/20 12:36:01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이명박 정권 시절 민간인을 동원한 국가정보원 '댓글 부대'를 운영한 혐의로 구속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17.10.20.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이명박 정권 시절 민간인을 동원한 국가정보원 '댓글 부대'를 운영한 혐의로 구속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17.10.20. [email protected]

양지회 사건과 공동 증인신문 검토
국민참여재판 여부 묻자 "원치않아"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이명박(76)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국가정보원 내부에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외곽팀'(외곽팀)을 운영해 여론조작을 한 혐의로 기소된 민병주(59)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이 재판에서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민 전 단장 변호인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 등 손실) 등 혐의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사실관계는 다툴 내용이 많지 않다"고 밝혔다.

 민 전 단장 측은 "다만 법리적으로 검토할 게 있다"며 "민 전 단장은 예산 담당자가 아니었는데, 예산 책임자는 기소가 됐냐"고 물었다.

 이에 검찰 측은 "총괄 책임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라며 "원 전 원장 등은 현재 수사 중으로 추가 기소를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민 전 단장은 하늘색 수의를 입고 재판에 나왔다. 민 전 단장은 생년월일과 주소를 묻는 '인정신문'에만 짧게 답하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사이버외곽팀 담당 양지회 전·현직 간부의 사건도 함께 맡게 된 만큼, 향후 증거조사 등을 함께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재판부는 "양지회 사건과 증거관계에 공통되는 부분이 있다"며 "같은 증인을 두번 부르는 일 없도록 공동으로 진행할지 여부를 가려달라"고 양측에 요청했다.

 민 전 단장은 2010년 12월14일부터 2012년 12월31일까지 원세훈(66) 전 국정원장과 함께 민간인으로 구성된 외곽팀을 운영하며 이들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국정원 예산 52억5600만원을 지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외곽팀을 통해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와 트위터에 친정부 성향의 글을 게재해 국정 지지여론을 확대하는 한편, 정부 비판글은 '종북 세력의 국정방해책동'으로 규정하는 등 반정부 여론을 억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 전 단장은 또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 전 원장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당시 외곽팀 운영 및 활동 상황을 몰랐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민 전 단장의 2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14일 오전 10시30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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