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일문일답]신태용 "소신 굽히지 않고 끌고 갈 것"

기사등록 2017/09/25 11:29:40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신태용 감독이 유럽 원정 평가전 소집 명단 발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9.25.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신태용 감독이 유럽 원정 평가전 소집 명단 발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9.25. [email protected]
"히딩크 감독님, 사심없이 도와준다면 단 1%도 거절없이 받아들일 것"
"내년 3월이면 신태용식 축구 70~80% 윤곽 드러날 것"
이승우·백승호 제외 배경은 "새로운 팀에 적응할 여유 줘야"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복귀 여론과 자신, 대표팀에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25일 "소신을 굽히지 않고 끌고 갈 것이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이날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10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 나설 23명 명단 발표 자리에서 "힘들지만 우리의 목표는 2018 러시아월드컵이다. (10월) 평가전에서 지면 후폭풍이 거셀 수 있지만 감독이 흔들려서 가지고 있는 주관을 버릴 필요까진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를 남겨두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후임으로 급하게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설상가상으로 2002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 히딩크 전 감독이 한국대표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 기자회견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언급하면서 코너에 몰렸다.

축구팬들이 히딩크 전 감독의 복귀를 원하면서 반대급부로 신 감독과 대표팀에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신 감독은 "히딩크 감독님 때문에 여러모로 힘든 부분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감독님이 한국의 축구영웅이라고 인정한다"며 "감독님께서 사심 없이 대표팀을 도와주신다면 단 1%도 거절 없이 받아들이고 공유할 수 있다"고 했다.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유럽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7일 러시아, 10일 모로코와 평가전을 갖는다. 2번째 평가전은 당초 튀니지와 가질 예정이었지만 변경됐다.

신 감독은 "평가전은 월드컵을 포커스로 맞추고 가는 과정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저에게는 사면초가 같은 입장이다. 경기력과 결과 모두 내야 한다"면서도 "선수들이 나의 주문을 어떻게 수행하는지 보려고 하는 과정이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이 올해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지도하면서 발탁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이승우(베로나)와 백승호(지로나)는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선 "새로운 팀에 적응할 여유를 줘야 한다고 봤다"고 답했다.

앞서 K리그 일정을 배려해 해외파로만 선수단을 구성하겠다고 한 대로 신 감독은 명단을 유럽, 일본, 중국, 중동 등에서 뛰는 이들로 모두 채웠다.

향후 해외파와 K리그 선수들 사이에서 격차나 호흡에 차이가 날 것을 염두에 두고 최소화할 수 있는 로드맵도 마련했다고 했다.

◇다음은 신태용 감독과의 일문일답

-선발 배경은.

"K리그와 상생해야 한다고 해서 K리거를 뽑지 않고 전원 해외파로 소집했다. 선수 풀이 좁아서 힘든 부분이 있다. 특히 스트라이커 라인업에 있어서 황희찬이 부상을 입었고, 석현준도 경기 못 나왔다. 지동원, 황의조만으로 꾸렸다. 둘은 꼭 해보고 싶었던 선수다."

-이승우, 백승호가 빠진 이유는.

"이승우, 백승호, 이진현은 팀을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어리다. 새로운 팀에서 적응할 수 있는 여유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쭉 생활했기 때문에 머리 안에 모두 가지고 있다. 다른 선수들을 좀 더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기회가 되면 뽑아서 올려 쓸 것이다."

-원정 2연전은 어디에 포커스를 둘 것인가.

"축구는 재밌고 이기면 가장 기분이 좋다. 그게 잘 되지 않는 게 축구다. 이번 10월 평가전은 복합적이다. 경기에 이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질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리그 일정 때문에 국내파와 해외파가 나눠서 소집되면 향후 차이가 생길수도 있는데.

"(2014 브라질월드컵 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지원스태프에서 준비 중이다. 만약에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가서 해외파를 쓰지 않을 거면 한·중·일 위주로 동계훈련부터 다져서 월드컵을 치를 수 있도록 로드맵을 잘 만들 수 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신태용 감독이 유럽 원정 평가전 소집 명단 발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9.25.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신태용 감독이 유럽 원정 평가전 소집 명단 발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7.09.25. [email protected]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올랐지만 여론이 좋지 않은데. 반전은.

"분위기 반전은 감독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지 않나 싶다. 감독 선임되고 우리나라 축구가 9회 연속 진출이 최대 목표라고 했고, 성과를 이뤘는데 불구하고 질타를 받고 욕을 먹었다. 분명히 인정하지만 9회 연속 진출에 대해선 좀 더 생각을 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 경기에 있어서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지만 과정이다. 축구팬들과 국민들이 힘을 줘야 더 나아갈 수 있다. 질타와 칭찬을 함께 해줬으면 한다. 앞으로 힘을 얻어서 보여줄 수 있게 준비하겠다. 10월부터라 결과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한 발 더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힘들 수도 있겠다. 히딩크 전 감독에게 어떤 도움을 받겠나.

"히딩크 감독님 때문에 여러모로 힘든 부분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감독님이 한국의 축구영웅이라고 인정한다. 히딩크 감독님이 사심 없이 대표팀을 도와준다면 단 1%도 거절 없이 받아들이고 같이 공유할 수 있다. 같이 해서 축구가 더 발전하고 러시아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무조건 오케이라고 생각한다."

-공격수가 부족한데 일시적인가.

"우리나라 축구에 있어서 대형 스트라이커가 못 나오고 있다. 앞으로 많이 고민해야 하지 않겠나. 원톱 스트라이커를 하면 괜찮은데 투톱으로 가면 인적풀이 부족하단 느낌이 있다. 대형 스트라이커가 더 나와 줘야 우리 팬들이 원하는 공격축구, 이기는 축구, 골을 많이 넣고 재밌는 축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성용 몸 상태는. 어떤 의미에서 선발했나. 뛸 수 있나.

"저번에는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부분을 고려해 선발했다. 팀에서 100% 훈련을 소화하고, 2군 경기도 뛰었다.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뽑았다."

-전원 해외파를 뽑은 게 처음인 것 같은데. 어떤 효과를 기대하나.

"아무래도 K리그 선수들이 긴장할 것으로 본다. 해외파 선수들에게도 기회는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까 새롭게 해외파 들어오고 지난 (최종예선)2연전에서 못 뛰었던 선수들이 와서 더 분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같이 파이팅하면서 대표팀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10월 평가전에서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싶나.

"핑계 같이 들릴 수 있겠지만 평가전은 월드컵을 포커스로 두고 과정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저는 사면초가 같은 입장이다. 경기력도 좋아야 하고 성적도 내야하고 힘들다. 주문했을 때 수행하는지 보려고 하는 과정이다."

-손흥민 경기력이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난해한 질문이다. 토트넘에서 하듯이 넣어주면 영웅이 될텐데. 그런 문제점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손흥민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팀에서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구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본다. 대표팀에서 좀 더 손흥민이 잘할 수 있도록 신태용식 축구에 맞춰갈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최종예선에서)우리는 오로지 9회 연속 진출을 위해서 움직였다. 앞으로는 손흥민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신태용 축구의 색깔과 윤곽은 언제 볼 수 있나.

"월드컵 나가는 32개국 중에 우리는 30위권 수준이다. 우리가 월드컵에 진출한 팀 치곤 순위가 가장 낮을 수 있지만 내려앉아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나 앞으로 나가면서도 이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12월 조 추첨 후에 바빠질 것이다. 12월 동아시안컵, 내년 3월 평가전이 있다. 3월은 가야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3월에는 이승우, 백승호, 이진현이 소속팀에 적응하고 거기에서 어느 정도 뛰며 올라온다면 기존 선수들과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전체적으로 열어놓고 경쟁을 하게 할 것이다.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U-20, 리우올림픽 선수들도 머릿속에 가지고 있다. 다 염두에 두고 3월이 지나면 70~80% 윤곽이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10월 평가전은 테스트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신경이 많이 쓰인다. 10월 평가전은 원래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소신을 잃지 않고 힘들지만 목표는 2018 러시아월드컵이다. 소신은 굽히지 않고 끌고 가겠다."

-히딩크 향수로 인해 평가전에서 진다면 비난은 더 심해질 수 있는데.

"히딩크 감독님의 향수는 맞다고 생각한다. 2002 월드컵 때 4강은 기적같은 일이었다. 히딩크 감독님이 한국 축구를 도와준다고 했으니까 받아들이고, 러시아에 가서 히딩크 감독님을 만나면 조언도 구할 것이다. 10월 평가전에서 졌을 때 후폭풍이 거셀 수 있지만 감독이 흔들려서 가지고 있는 주관을 버릴 필요까진 없다고 생각한다. 단 1%도 방심하지 않고 평가전을 준비할 것이다. 연구하고 생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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