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오바마, 지난해 대선 직후 저커버그에 가짜뉴스 심각성 알려"

기사등록 2017/09/25 11:06:26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미국 백악관에서 이슬람 종교의식을 치른다는 등의 가짜뉴스로 곤욕을 당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에게 가짜뉴스에 대한 경종을 울렸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8일 치러진 미국 대선 이틀 뒤인 11월 10일 페이스북에 공유되는 가짜뉴스가 미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지적에 대해 저커버그가 '미친 것(crazy)'이라고 일축한 지 며칠 후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저커버그를 만나 가짜뉴스의 위험성에 대해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들은 러시아의 '뻔뻔스러운(brazen)' 대선 개입에 대응하는 방법을 조용히 고민해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 두달 전인 지난해 11월 19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저커버그를 만나 가짜뉴스와 정치적 허위정보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을 호소했다. 저커버그도 APEC 관련 회의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만약 페이스북과 정부가 이러한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다음 대선에서는 가짜뉴스로 인한 위험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당시 오바마 대통령에게 가짜뉴스로 인해 제기된 문제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가짜뉴스가 페이스북에 널리 퍼져있지 않았고, 이를 바로잡는 것은 쉽지 않다고 답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이날 있었던 대화를 두고 '격동의 해의 화약고'라 표현했다.

이후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이용해 러시아에서 미 대선을 조준해 공격하고 위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미 정부와 마찬가지로 페이스북은 이같은 정치적 논란을 예상치 못했다.

페이스북은 사태가 심화되자 시스템 강화를 선택했다. 지난 21일에는 러시아 첩보원들이 한 것으로 보이는 3000여개의 정치적 광고들을 의회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일을 질질 끌다 정치적 외압때문에 지금에서야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사회학자인 체이네프 투페키 노스캐롤라이나대학 협력교수는 "페이스북의 체계적인 책임감이 부족했다"라며 "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페이스북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과한 자신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엘리엇 슈라지 페이스북 공공정책 및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우리는 민주주의의 힘을 믿는다"며 "이것이 우리가 선거의 진실성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고 있는 이유다. 우리는 우리가 발견한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측은 논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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