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신고에 경찰 출동했는데··' 40대 여성 화장실서 극단적 선택

기사등록 2017/06/23 10:25:40

최종수정 2017/06/23 10:28:10

【이천=뉴시스】김지호 기자 = 부부싸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당사자들에 대한 상담을 마치고 철수하는 과정에서 40대 아내가 화장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23일 경기 이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18분께 "아내가 살림을 부수고 있다"는 가정폭력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신고 장소는 A(58)씨와 그의 아내 B(47)씨 등이 거주하는 이천시 백사면의 한 주택으로, 20여분 뒤 백사파출소 소속 경찰관 2명이 현장에 도착했다.

 이들이 도착했을 때 A씨 집에는 B씨가 던져놓은 집기류가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경찰은 A씨와 B씨를 떼어놓은 뒤 각각 상담을 진행했고, A씨는 아내의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보였다.

 1시간 이상 상담이 이어지면서 A씨는 마음을 바꿔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고, 경찰도 B씨가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어지럽힌 집기류를 스스로 청소하자 상담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어느 정도 집 내부를 정리한 경찰이 오후 10시께 현장을 떠나려고 하자 남편은 "아내가 화장실에 문을 잠고 있다. 이상하다"고 소리쳤다.

 남편이 화장실 문을 강제로 개방해 진입했을 때는 이미 B씨가 목을 맨 상태로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남편은 "경찰이 떠날 때 아내가 아들과 작은방에 함께 있는 줄 알고 불렀지만, 안보여서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아내가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즉시 119 요청과 함께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B씨는 병원에 도착해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자체 확인 결과 출동한 경찰관들은 가정폭력 매뉴얼대로 상담 절차를 마치고 떠나려고 했다"며 "B씨가 화장실로 들어가 전 이상한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B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