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개문냉방영업 벌써부터 '활개'···명동 상점들 "중국인도 없는데 어찌 합니까"

기사등록 2017/06/23 05:00:00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지난 22일 오후 2시께 기자가 찾은 서울 중구 명동. 대다수의 매장들이 에어컨을 틀고 문을 활짝 연 채 영업에 나서고 있다. csy625@newsis.com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지난 22일 오후 2시께 기자가 찾은 서울 중구 명동. 대다수의 매장들이 에어컨을 틀고 문을 활짝 연 채 영업에 나서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선윤 기자 = "중국인 관광객도 없는데 어쩔 수 없어요. 문을 열어놔야 손님들이 오죠."

서울과 수도권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지난 22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상점 직원 A씨는 이같이 말했다. A씨의 말처럼 명동 거리의 상점들은 일제히 문을 활짝 연채 에어컨 냉기를 뿜어내며 영업을 펼치고 있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명동을 가득 채웠던 중국인 관광객들이 자취를 감추자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은 매장들은 시원하고 쾌적한 쇼핑 환경을 필두로 손님몰이에 안간힘이다.

실제 3월 중순 이후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기며 명동 내 브랜드 숍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명동 상권 매출의 약 50%가 중국인 관광객들의 구매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날 한 화장품 매장 밖에서 호객 행위를 하고 있던 직원 B씨는 "날이 너무 덥지 않냐. 안으로 들어와서 구경만 하다가라"며 문 밖에서 서성이던 사람들의 손을 이끌었다.

또 다른 매장 직원 C씨도 "밖에서 보지 말고 안으로 들어오라"며 입구에서 마스크팩을 나눠주고 있었다. 몇몇 외국인 관광객들은 C씨가 건네는 마스크팩을 받아들고 매장 안으로 들어서선 상품들을 구경했다.

일부 상점 직원들은 개문 냉방 영업이 과거 단속됐었다는 사실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한 화장품 매장 직원 D씨는 "에어컨을 켜도 계속 문을 열고 (영업을) 했다"며 갸우뚱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명동 내 다수 매장들이 개문 냉방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에도 집중 단속을 벌일 조짐이다.

특히 고리원전 1호기 폐기로 올 여름 전력수급 불안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단속의 강도는 예년보다 훨씬 높아질 전망이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도 단속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계도 수준으로 해도 문제가 없을 경우 계도 수준으로만 하겠지만, 그 수준으로도 안 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산업부 관계자도 "통상 하절기가 시작되면 단속에 나선다"며 "7월께 상황을 보고 다시 (단속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반대쪽에서 제기되는 민원도 있다"며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산업부는 서울 명동 등 전국 14개 상권에서 문을 열고 냉방영업을 하는 업소를 단속, 적발 시 경고장을 발부하고 이를 개선하지 않은 매장에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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