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테러 현장된 英 핀스버리파크 모스크는 어떤 곳?···한때 극단이슬람 근거지

기사등록 2017/06/19 15:46:04

【런던=AP/뉴시스】영국 런던에서 19일(현지시간) 새벽 차량돌진 사건이 발생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모스크에서 기도를 마치고 나오던 이슬람 신도들을 차량이 덮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직후 이슬람 신도들이 부상자들의 무사를 기원하고 있는 모습. 2017.06.19
【런던=AP/뉴시스】영국 런던에서 19일(현지시간) 새벽 차량돌진 사건이 발생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모스크에서 기도를 마치고 나오던 이슬람 신도들을 차량이 덮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직후 이슬람 신도들이 부상자들의 무사를 기원하고 있는 모습. 2017.06.19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48세 백인 남성이 '자동차 돌진 테러'를 감행한 곳은 다름아닌 런던 북부지역에 위치한 핀스버리파크 모스크 앞 도로였다.

 19일(현지시간) 오전 0시를 조금 넘은 시각에 하얀색 승합차 한 대가 인도로 돌진해 라마단 기간 중 저녁기도를 마치고 나온 무슬림 신도들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10여명이 다쳤다.  사상자 대부분은 인근 핀스버리파크 모스크 신도들로 추정된다.  이번 사건이 반이슬람 보복 테러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데일리데일, 스카이뉴스 등이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팔에 문신을 하고 있었으며 말끔하게 면도를 한 상태였다. 승합차에는 이 남성뿐만 아니라 두 명이 더 있었는데 도주했다는 목격자들의 주장도 나왔다.

 목격자인 압둘라흐만 살레 아라무디는 버즈피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친구들이 승용차에서 나온 남자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으며, 이 남자가 "무슬림 전부 죽이겠다"고 외쳤다고 주장했다. 핀즈버리 공원 근처에 살고 있는 아스마네 토우아미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용의자는 체포되면서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며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뿌듯함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다"고 덧붙였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경찰이 이번 차량 돌진 사건을 "잠재적 테러 공격"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이날 오전 중 긴급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하필 핀스버리 파크 모스크 앞 도로가 범행 장소가 된 것일까.

 가디언, 뉴욕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핀스버리 파크 모스크는 한때 영국 내 이슬람극단주의자들의 근거지였던 곳으로 유명했다.  특히 1997년부터 2003년까지 왼쪽 눈과 양 손이 없는 아부함자 알마스리가 이맘을 맡으면서 이슬람극단주의가 뿌리내렸다. 그는 증오범죄 교사 혐의로 2006년 7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12년 영국 대법원에 의해 미국 송환 판결이 내려져 2015년 뉴욕지방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알마스리의 재임기간이었던 지난 2002년에는 모스크 내부에서 소총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가디언은 모스크에서 영국의 강경파 이슬람교도들이 칼라슈니코프 AK-47을 훈련했으며, 전 세계에서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와 함께 싸우는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는데 있어 이 모스크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2003년 알마스리가 체포된 후 핀스버리 파크 모스크는 폐쇄됐다가 2005년에 다시 문을 열었다. 모스크는 지역 사람들에게 개방된 장소로 운영하는 등 새롭게 변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가 반무슬림 공약을 내세우자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는 트럼프를 향해 "핀스버리 파크 모스크를 방문해 무슬림들을 만나보라"고 요구한 적도 있다. 그만큼 이 모스크가 지역 공동체와 잘 화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빈은 핀스버리 파크 지역 주민이다.

 물론 필스버리 파크 모스크의 위와 같은 과거사가 이번 사건과 어떤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룬 칸 영국 이슬람위원회 사무총장은 성명서를 통해 "지난 몇주동안 무슬림들은 이슬람혐오증으로 인한 사건들을 견뎌왔다. 이번 일은 가장 폭력적으로 나타났다"며 "이 사건뿐 아니라 이슬람혐오증에 대한 대담한 행동들을 막기 위해서는 변화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모스크가 위치한 핀스버리공원 주변은 다양한 국적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노동자 계급이 많이 살고 있다. 이번 달 총선에서 코빈 당수가 3만3000표를 얻기도 했다. 런던에서 알제리 인구가 가장 많아 '리틀 알제리'로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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