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좌파 주름잡던 사회당, 총선 참패로 '생사의 기로'

기사등록 2017/06/19 11:17:07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프랑스 좌파를 대표해 온 사회당이 18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처참한 성적을 내며 군소정당으로 전락했다. 대표까지 사퇴하면서 당은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총선 결선 개표 결과 사회당은 전체 577석 가운데 최소 29석을 확보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합을 구성한 급진좌파당(PRG)은 3석을 얻었다고 나타났다.

 사회당은 2012년 총선 당시 280석을 휩쓸며 주류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200석 이상을 모조리 잃으며 제1야당은커녕 소수정당으로 추락했다.

 장 크리스토프 캉바델리 사회당 대표는 총선 참패가 확실해지자 사임했다. 그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논쟁의 여지 없는 승리를 거뒀다"며 "좌파의 패배를 피할 수 없다. 사회당의 패배를 돌이킬 수 없다"고 밝혔다.

 캉바델리 대표는 사회당이 살아남으려면 기조를 바꾸고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당 지도부가 보다 포괄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당은 4~5월 대선에서 이미 만신창이가 됐다. 대선 후보인 브누아 아몽 전 교육장관은 1차 투표에서 5위를 기록해 결선 진출이 좌절됐다. 이번 총선에서는 당 주요 정치인들이 줄줄이 낙선했다.
 
 프랑스24방송은 캉바델리 대표를 비롯해 총선에 재도전한 아몽, 사회당 차세대 리더로 꼽히던 나자트 발로 벨카셈 등이 모두 당선되지 못하며 당에 헤비급 충격을 줬다고 전했다.

 마뉘엘 발스 전 총리 등 이번 총선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사회당 인사들 다수가 마크롱의 중도 신당 '앙 마르슈'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발스는 앙마르슈가 그의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은 덕분에 당선됐다.

 사회당은 2012년 대선에서 17년 만의 좌파 정권교체를 달성했다. 하지만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임기가 최악의 연쇄 테러 공격과 경기 침체 장기화, 각종 정치 스캔들로 얼룩지면서 벼랑 끝으로 몰렸다.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재정난까지 겪고 있다. 기부금이 이미 준 상황에서 의석 수 감소로 공공 지원금까지 끊길 위험에 처했다. 사회당 내부적으론 파리 중심부의 당사를 매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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