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원전 고리 1호기 40년만의 퇴장···19일 0시 '굿바이'

기사등록 2017/06/18 06:01:13

17일 오후 마지막 전력 생산···18일 자정에 영구 정지
15만 기가와트 전력 생산···부산시 한해 사용량 34배
해체 작업 20년 이상 소요···약 6347억원의 비용 예상

【세종=뉴시스】박상영 기자 = 우리나라의 첫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18일 자정을 기해 영구 정지된다. 1977년 6월 19일에 첫 가동을 한 이후, 40년 동안 전력을 생산한 고리 1호기는 이로써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9일 0시부터 고리 1호기 발전을 영구 정지한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영구 정지를 위해 17일 오후 6시부터 발전기 '계통 분리'를 시작했다.

계통 분리는 고리 1호기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외부로 흘러 나가는 것을 차단하는 작업을 말한다. 계통 분리가 끝나면 발전기 내 터빈으로 동력 공급이 중단되기 때문에 고리 1호기는 17일 오후에 마지막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한수원은 터빈발전기를 수동 정지한데 이어 오후 6시 38분에는 원자로를 정지했다.

정지된 원자로는 점차 온도가 내려가 18일 자정에 저온 정지상태에 이르게 된다.

고리 1호기는 1971년 미국 정부의 차관과 원전 회사 웨스팅하우스의 기술 지원을 받아 착공했다. 당시 고리 1호기 총 공사비는 3억 달러로 1970년 우리나라 1년 국가 예산의 4분의 1, 경부고속도로를 4개 놓을 수 있는 규모였다.

1977년 6월 19일 임시 운전을 거친 뒤 1978년 4월 29일부터 첫 상업운전을 시작한 고리 1호기가 지난 40년 동안 생산한 전력은 15만 기가와트에 달한다. 이는 1년 동안 부산광역시가 사용하는 전력량의 34배에 이르는 양이다. 

고리 1호기는 2007년에 30년의 설계 수명이 지났지만 정부로부터 계속 운전 허가를 받아 2017년 6월 18일까지 수명이 10년 연장됐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들어 수명을 한 차례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해외 원전의 경우, 두 차례 연장을 통해 70~80년 운영하는 원전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고리 1호기와 동일한 모델인 미국의 포인트비치 원전은 1호기가 2030년, 2호기는 2033년까지 운영허가 연장이 됐다.

반면,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은 고리 1호기의 고장이 잦아 안전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주장하며 연장에 반대해왔다. 고리 1호기는 1977년 임시 운전 이후 최근까지 고장 건수가 100여 건이 넘었던 데다 가동정지 일수가 늘어 경제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원안위는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이후에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영구 정지일로부터 5년 이내에 한수원으로부터 해체 계획서를 제출받아 해체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원전 해체는 계획을 세우는 데부터 실제 해체하는 작업, 환경 복원 등에 약 20년이 소요된다.

원전 해체는 크게 제염(除染), 절단·해체, 방사성폐기물 처리·처분, 환경 복원 등 네 단계로 진행된다.

제염은 원전 구조물의 방사능 오염을 제거하는 작업으로 방사능 물질을 벗겨내기 위해 사포로 문지르거나 유기 용매를 이용해 벗겨낸다.

이후, 원전 구성품과 구조물을 잘라내는 절단·해체 작업을 거쳐 제염과 절단·해체 과정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하는 작업을 한다.

마지막으로 해체가 완료된 원전 부지는 최종적으로 남아 있는 방사능 측정을 하고 안전성 평가를 하는 등 복원 과정을 거친다.

한수원은 원전 1기를 해체하는 데 약 6347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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