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선행 급행열차 탔다

기사등록 2017/03/27 19:37:44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호남권 순회경선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면서 대선행 급행열차에 올랐다.이날 민주당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투표소투표와 ARS투표, 순회투표를 합산해 전체 23만6358표 중 60.2%인 14만2343표를 차지했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각각 20%와 19.6%를 얻는데 그쳤다.

 문 전 대표 측은 호남권 경선에서 득표율 55~60%을 목표로 총력전을 벌여왔다. 과반수 득표로 '반문정서'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호남권 선거인단은 전체 선거인단 214만명 중 27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호남이 지지후보에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지지를 해왔고, 호남의 선택이 수도권 등으로 출향한 호남인들에게 일종의 '판단 기준'이 됐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호남의 선택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전체 선거인단의 절반 가량은 수도권에 몰려있다. 이중 적지 않은 수가 호남 출신 또는 연고자라는 점에서 호남의 선택에 따라 수도권 선거인단의 표심도 출렁일 수 있었다.

 문 전 대표 측이 민주당 조직을 장악하고 있지만 민심의 향배에 따라 당심도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경선 당시 호남에서 승리하면서 이인제 전 의원을 누르고 당 후보직을 거머쥔바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호남에서 문 전 대표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면 문 전 대표의 '대세론'에 균열이 생기고 '대세론'에 눌려 침묵하던 당내 비문세력이 결집해 결선투표에서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왔다.

 문 전 대표가 '부산 대통령', '전두환 장군 표창' 등 잇따른 구설로 호남 지지율이 급락했다는 점도 대세론 균열을 기대하게 했다. 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남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33%로 전주 대비 14%p 하락했다(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 응답률 19%, 표본 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문 전 대표가 60%가 넘는 득표에 성공하면서 대세론은 더욱 굳건해졌다. 두 후보가 각각 지지율 30%를 마지노선으로 내걸어 왔다는 점에서 향후 추격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호남이 '반문정서'에도 문 전 대표에게 60%에 달하는 지지를 보낸 것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대세론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캠프 요직을 호남 출신 인사로 채우고 본인과 부인이 수차례 호남을 찾아 지역민심을 훑는 등 반문정서 해소를 위해 노력한 점도 이유로 꼽힌다.

 반면 안 지사는 '대연정'과 '선의발언'으로 호남인의 거부감을 산 것으로 해석된다. 안 지사는 수차례 호남을 찾아 해명에 나섰지만 돌아선 민심을 돌리는데 실패한 셈이다. 이 시장은 '적폐청산'이라는 선명성을 강조했지만 정치신인으로 부족한 조직력이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문 전 대표가 '반문정서'의 영향으로 호남권에서 고전을 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 지사의 텃밭인 충청 정도만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의 득표율은 더 높아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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