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캣지분 담보로 6000억 조달하는 두산인프라, 재무 불안정 '재연'?

기사등록 2017/02/27 12:03:01

【서울=뉴시스】 한상연 기자 =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밥캣 지분 35%를 담보로 6000억원을 대출 받기로 하면서 재무건전성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사는 재무 개선을 위한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판단에서 이 같은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그간 문제가 됐던 유동성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 정상화에 따라 재무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유동성 문제는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7일 두산인프라코어와 투자은행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보유 중인 두산밥캣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고 4.3~4.6% 금리로 총 6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은 올해 만기 도래하는 채무 상환에 활용하겠다는 게 두산인프라 측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3월22일 2000억원, 7월27일 2300억원 등 총 4300억원의 공모채와 5월15일 1000억원의 사모 회사채, 6월20일 단기차입금 1387억원 등 총 6687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이 중 사모채 1000억원은 연장을 추진하고 있어 약 5700억원을 갚으면 된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만기 사채를 갚는 데 두산밥캣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인프라코어는 구주매출로 약 3300억원을 확보했다.

 내부 자금이나 앞서 두산밥캣 IPO로 확보한 구주매출 자금을 활용해 재무 개선을 꾀할 수 있었지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두산밥캣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두산밥캣 지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고, 이를 회사채 등 만기 도래하는 부채 상환에 활용하는 것이 다른 방법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그룹 내 사업부 매각 등을 통한 유동성 확보 작업에 박차를 가했던 만큼, 이번 대출을 두고 유동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의 가치가 시장에서 인정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게 인프라코어 측 반론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이번 대출을 두고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보는 시각은 다소 무리가 있다"라며 "오히려 대규모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는 것은 오히려 시장에서 인프라코어나 밥캣의 유동성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가장 어려웠던 2015년 대비 2016년 재무 상황이 크게 나아졌다는 것이 지표상 나타나고 있다.

 일단 2015년 공작기계 사업부 매각으로 인해 자산은 11조3832억원에서 10조268억원으로 1년 사이 11.9%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채는 8조2802억원에서 6조5784억원으로 20.6%가 감소하며 부채비율이 266.8%에서 190.8%로 크게 축소됐다.  

 이는 자회사 두산밥캣의 차입금을 조기 상환한 효과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6월 1억2000만달러에 이어 9월 1억달러 등 1년간 2억2000만달러(약 260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조기에 상환했다.

 밥캣 역시 2015년 3조2395억원의 부채는 지난해 2조9723억원으로 8.2%가 감소했고, 자본은 3조1255억원에서 3조3518억원으로 7.2%가 늘어나며 부채비율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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