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종료]검찰로 간 朴 대면조사…탄핵 여부가 변수될 듯

기사등록 2017/02/27 11:58:24

박 대통령, 검찰 소환조사에 갖은 이유 대며 거부
특검 대면조사도 끝내 피해→공은 다시 검찰 손으로
헌재 탄핵 결과 따라 박 대통령 조사 여부 갈릴 듯
인용되도 조기대선 등 외부요인 따라 쉽지 않을 전망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지 못한 채 90일에 걸친 수사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 수사 종료를 앞둔 상황이라 남은 시간 동안 대면조사가 성사될 가능성은 극히 적다고 볼 수 있다.

 이후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검찰이 바통을 이어받게 된다. 이미 검찰은 지난해 11월~12월 사이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벌이려다 실패한 적이 있다.

 당시 검찰은 박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지난해 11월15~16일에 진행하겠다고 통보했었지만, 박 대통령 측이 변론준비 등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자 같은 달 18일까지를 마지노선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이후 박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변호사를 통해 전하고도, 검찰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검찰이 지난해 11월20일 최순실(60)씨 등에 대한 기소를 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혐의를 적시하자 "일절 검찰의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검찰이 다시 지난해 11월29일로 대면조사 마지노선을 제시했지만, 박 대통령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시국에 대한 수습방안 마멸과 11월30일까지 추천될 특검 후보 중에서 특검을 임명해야 하는 등 일정상 어려움이 있다는게 당시 이유였다.

 결국 박 대통령이 검찰의 대면조사 요구를 3차례에 걸쳐 거부하면서 검찰은 체면을 구긴 채 박 대통령 대면조사를 특검에 넘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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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대통령의 행동양상은 특검을 상대로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특검 조사에 응하겠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끝내 대면조사에 응하지 않은 것이다.

 박 대통령 측과 특검팀은 대면조사 시기·장소·비공개 여부를 놓고 상당한 시간에 걸쳐 협의를 진행했다.

 양측은 대면조사 시기는 9일, 장소는 청와대 경내로 합의를 이룬 적이 있지만, 이 일정이 언론에 먼저 공개되면서 무산됐다. 대면조사 날짜가 공개된 뒤 박 대통령 측은 "특정 언론을 통해 수사기록이나 증거물이 유출되어 왔다. 신뢰할 수 없는 특검의 태도에 항의한다"며 대면조사의 무기한 연기를 선언했다.

 이후 양측은 2~3주 동안 다시 조율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로써 검찰이 특검에 넘긴 박 대통령 대면조사는 다시 검찰로 되돌아가게 됐다.

 박 대통령 대면조사에 대해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월 중순께로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박 대통령의 신분이 변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의 조사요구에 버틸 수 있었던 힘인 '현직 대통령' 신분을 벗는다면, 강제수사가 가능해진다.

 다만 박 대통령이 민간인이 되더라도 검찰은 강제조사를 단행하는 데 적잖은 부담을 느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가 후폭풍에 휘말렸던 쓰린 기억을 갖고 있다. 당시 무리한 수사의 책임을 지고 임채진 검찰총장과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이 사표를 내고 물러났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의 경우 검찰 조사를 받은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점에서 여론이 엄청나게 들끓은 측면이 있다. 그래도 검찰 입장에서는 당시 기억을 되살려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른바 '벚꽃 대선'도 검찰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조기 대통령 선거 준비가 한창인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거침없이 벌이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대선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특히 보수층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데다가, 검찰 입장에서는 차기 대통령 당선자의 의중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는 처지이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는 헌재의 탄핵심판 결론이 나온 후에야 언급이라도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검찰이 상당한 강도로 수사를 벌이고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하는 등 성과를 올렸지만 대선이 코앞인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나설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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