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종료]'시선집중' 결정적 장면은 김기춘·이재용 구속

기사등록 2017/02/27 11:30:56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특검 1차 수사 기한 종료를 하루 앞둔 27일 오전 박영수 특검이 서울 대치동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7.02.2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특검 1차 수사 기한 종료를 하루 앞둔 27일 오전 박영수 특검이 서울 대치동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7.02.27.  [email protected]
이재용·김기춘 등 '초특급 거물' 구속 혁혁한 성과
거칠 것 없던 특검, 장·차관급 인사 5명 줄줄 구속
12번 역대 특검중 '비교불가' 최고 성과 "국민 지지 동력"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90일에 걸친 수사를 마친다. 삼성전자 이재용(49) 부회장을 비롯해 박근혜정권의 2인자였던 김기춘(78) 전 청와대비서실장을 구속하는 등 역대 최고의 성과를 낸 특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검팀은 90일동안 수사를 통해 통 13명을 구속하고 13명을 기소했다. 남은 시간동안 추가기소가 이뤄지면 기소 인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영수 특검팀의 성과를 꼽는데 가장 결정인 장면은 뭐니뭐니 해도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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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특검 1차 수사 기한 종료를 하루 앞둔 27일 오전 이용복 특검보가 서울 대치동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7.02.27.  [email protected]
 특검팀은 1월16일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크게 휘청였다. 특히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법원의 기각 사유는 뼈 아픈 대목이었다. '최순실 게이트'의 몸통이라고 볼 수 있는 뇌물죄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특검의 수사가 급격히 동력을 잃고  표류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특검은 3주 동안 전력을 기울인 보강수사를 벌인 끝에 이 부회장 구속에 성공했다.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특검팀은 삼성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 주목했다. 두 계열사의 합병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으로 '큰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 자체를 뇌물의 대가로 봤다는 이야기다.

 이때 특검팀의 인원 배치는 총력전에 가까웠다. 특검팀은 양재식(52·21기) 특검보를 비롯해 윤석열(56·23기) 수사팀장, 한동훈(44·27기) 부장검사 등을 영장실질심사에 투입했다. 양 특검보는 특검 출범 이후 뇌물죄 수사를 진두지휘했고, 윤 검사와 한 검사는 검찰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고의 칼잡이로 꼽히는 검사들이다.

 이렇게 보강조사와 최고인력 투입이라는 총력전을 벌인 끝에 특검팀은 17일 새벽 이 부회장 구속영장이 발부에 성공했다. 삼성 비자금특검, 경영권승계 문제 등 수많은 고비를 넘어온 삼성그룹의 총수가 처음으로 구속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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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특검 1차 수사 기한 종료를 하루 앞둔 27일 오전 박충근 특검보가 서울 대치동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7.02.27.  [email protected]
 김기춘 전 실장의 구속도 특검팀 수사의 결정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특검팀은 일찌감치 "문화예술인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운영은 언론의 자유,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 범죄로 보고 있다"고 엄중한 처벌을 선언했다.

 블랙리스트 수사의 꼭지점에는 김 전 실장이 자리잡고 있었다. 김 전 실장은 '왕실장', '기춘대원군' 등으로 불리며 박근혜 정권 2인자로 꼽혀왔다. 그러나 '법꾸라지'로 불릴 만큼 법의 심판을 피해 가는데도 능통한 인물이었다. 자신이 저지른 불법행위에 교묘한 법리적 카드로 상황을 역전시키거나, 권력의 힘으로 덮는 수법으로 수십년 동안 권력을 지켜왔다.

 그러나 이번 특검팀의 촘촘한 수사망 앞에서는 '법꾸라지'도 통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과 운영을 주도했다고 보고 수사를 벌였다. 김 전 실장을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든 결정적인 증거는 고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비망록이었다. 이 비망록에는 김 전 실장의 각종 지시 내용이 빼곡히 적혔으며, 이중 일부는 박 대통령의 지시라고 볼 수 있는 내용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죽은 김영한이 산 김기춘을 잡았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 부회장과 김 전 실장이라는 '초특급' 거물에 가려있지만 특검팀은 70일 동안 수사를 통해 장·차관급 인사만 5명을 구속했다.

 특검이 구속한 장·관급 인사는 문형표(61) 전 보건복지부 장관,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1월 21일), 조윤선(50) 전 문체부 장관(1월 21일) 등이다. 이밖에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도 특검이 구속한 비중 있는 인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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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특검 1차 수사 기한 종료를 하루 앞둔 27일 오전 이규철 특검보(대변인)가 서울 대치동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7.02.27.  [email protected]
 이는 역대 특검과 비교조차 어려울 정도의 혁혁한 성과다. 가장 성공한 특검 중 하나로 평가받는 2003년 '대북송금 사건' 특검도 장관급 구속자는 당시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이기호 전 청와대 경제수석 뿐이었다.

 2001년부터 2002년까지 활동했던 이용호 게이트' 특검의 경우 신승남 당시 검찰총장이 옷을 벗었고,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홍업 씨를 구속했다. 그외 대부분 특검은 수사 대상자들에게 면죄부만 안겨줬다는 평가를 받은 채 초라하게 마무리됐다.  

 이에 대해 서초동 한 변호사는 "수사인력이 130여명으로 역대 특검보다 많았고, 수사분야와 대상이 광범위했다"며 "검찰의 최고 칼잡이들을 데려오면서 수사관의 질 또한 월등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무엇보다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수사를 벌였다"며 "국민의 지지여론은 거칠 것 없던 수사의 원동력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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