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차기 국무장관 후보 1순위 틸러슨은 누구?…엑손모빌에서만 한 평생

기사등록 2016/12/11 10:46:59

최종수정 2016/12/28 18:03:11

【댈러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부 초대 국무장관 물망에 오른 석유업체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렉스 틸러슨(64)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틸러슨이 2014년 5월 28일 댈러스에서 열린 엑손모빌 주주총회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모습. 2016.12.08
【댈러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차기 정부 초대 국무장관 물망에 오른 석유업체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렉스 틸러슨(64)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오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틸러슨이 2014년 5월 28일 댈러스에서 열린 엑손모빌 주주총회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모습. 2016.12.08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국무장관에 렉스 틸러슨(64) 엑손 모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쏟아져 나오면서 틸러슨이 과연 어떤 인물인지, 외교 경험이 전무한 그가 과연 복잡한 외교현안들을 해결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관심이 집중하고 있다.

 만약 트럼프가 틸러슨을 국무장관에 지명한다면, 트럼프 내각 인선의 일정한 공식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셈이다. 트럼프는 지금까지 장관 및 주요 기관장, 대사 직에 부호, 퇴역 장성, 해당분야 무경험자를 대거 발탁해왔다.

 트럼프 내각의 부호 출신은 스티브 므누신(재무장관), 윌버 로스(상무장관), 베시 디보스(교육장관) ,앤드루 푸즈더(노동장관) , 린다 맥마흔(중소기업청장)등이고, 퇴역 장성 출신은 제임스 매티스(국방장관), 존 켈리(국토안보 장관), 마이클 플린(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무경험자는 의사출신인 벤 카슨(주택장관), 외교 무경험자인 테리 브랜스테드(주중 미국대사) 등이다. 전현직 의원 및 장관 출신으로는 톰 프라이스 하원의원(보건장관), 일레인 차오 전 노동장관(교통장관),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유엔 주재 미국대사), 스콧 프루이트 오클라호마 주 법무장관(환경청장) , 마이크 폼페오 전 하원의원(중앙정보국 국장) 등이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가 그동안 보여준 파격적인 인사스타일로 볼 때 외교 무경험자인 틸러슨이 국무장관에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틸러슨은 국제 무대는 물론이고 미국인들에게도 낯선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또 틸러슨이 미국 현대 역사상 공직경험이 전혀 없는 최초의 국무장관 후보라고 지적했다.

 틸러슨은 1975년 석유메이저인 엑손 모빌에 입사한 후 현재까지 40년 넘게 엑슨 모빌에만 몸 담아온 오일맨이다. 텍사스 대를 졸업한 후 엑손 모빌의 원유생산 담당 엔지니어로 일하기 시작해 2006년 회장 및 CEO에 취임했다.

 한 평생 석유회사에서 일하다보니, 틸러슨이 업계 특성상 전 세계의 '사고 뭉치'  원유 생산국들을 자주 방문했고 현지 사정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WP에 따르면, 엑손 모빌 출신의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수잰 멀로니는 최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일맨들은 수십억 달러, 수십년에 걸친 프로젝트들을 다루며 정치적 맥락에 대한 깊고도 미묘한 이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즉 틸러슨 역시 예멘부터 러시아까지 정치적 혼란과 테러 등으로 바람잘 날 없는 산유국들과 복잡한 거래를 이끌어 내면서 외교를 터득했을 것이란 이야기이다.

 미국 언론들이 틸러슨에 대해 가장 관심을 두는 부문은 바로 러시아와의 친밀한 관계이다. 그는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은 물론이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도 오랜 기간 알고 지낸 사이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기사에서 틸러슨이 러시아 엑손모빌에서 일했을 당시부터 옐친과 푸틴과 친분을 맺었다고 지적했다. 1991년 러시아 대통령으로 취임한 옐친은 1999년 12월 당시 총리였던 푸틴에게 전권을 물려주고 물러났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차관을 역임한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소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제외하면 틸러슨만큼 푸틴 대통령을 잘 아는 인물도 드물 것"이라고 밝혔다.

 틸러슨은 지난 2011년 러시아와의 거래를 성사시켜 주목을 받았다. 엑손모빌이 러시아 북극해 자원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OAO 로스네프트의 엑손모빌 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푸틴 대통령이 소치에서 직접 발표했을 정도로 러시아 정부가 공을 들여던 것이었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13년, 푸틴 대통령은 틸러슨에게 '우정 훈장'을 수여했다.

 틸러슨은 엑손모빌 주식 1억5100만 달러(약 1749억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인준 청문회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수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이후 대러 제재를 단행하면서 엑손 모빌의 북극해 자원개발 참여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동결된 상태이다. 만약 트럼프 차기 정부가 러시아 제재를 해제할 경우, 틸러슨의 엑손 모빌 주식 가격은 당연히 폭등하게 된다. 국무장관이 외교정책으로 개인적 이득을 취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WSJ은 틸러슨이 국무장관에 지명받게 되면,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자신의 주식을 처분 또는 백지신탁할 것으로 예상했다.

 틸러슨과 관련해 또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기후변화 문제이다. 국무장관은 기후변화 관련 국제협정의 실무책임자이다. 존 케리 현 국무장관은 지난 해 12월 파리 기후협정 체결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었다.

 대선 유세과정에서 기후변화의 인간 책임론을 '사기'로 비판했던 트럼프와 달리, 틸러슨은 기후변화와 화석연료 간의 상관관계를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엑손 모빌은 기후변화와 화석연료의 연관성을 부인해왔지만, 2006년 틸러슨이 회장 및 CEO에 취임한 이후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계의 연구성과를 받아들이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회사의 입장이 전환했다고 WP는 지적했다. 엑손 모빌은 지난 해 파리 기후협정이 체결된 직후 지지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틸러슨은 경제 정책에 있어 열렬한 자유무역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이는 보호무역을 주장하는 트럼프와는 반대이다. 또 어린시절부터 몸담아온 보이스카우트의 최고 영예인 '이글 스카우트' 대원이자 전미 연맹 최고 책임자로서 사상 첫 동성애자 입단허용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 미국 대선에서는 당초 젭 부시 후보를 지지해, 법적으로 허용된 최대 액수의 기부금을 낸 적이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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