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쑥쑥 자라나는 차준환, 세계 정상급 위한 과제는?

기사등록 2016/12/11 08:44:13

최종수정 2016/12/28 18:03:05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한국 남자 피겨 사상 최초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메달을 수확한 '피겨왕자' 차준환(15·휘문중)이 세계 정상급 합류를 향해 쑥쑥 성장하고 있다.

 차준환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열린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 주니어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3.70점을 획득, 지난 8일 쇼트프로그램(71.85점)과 합해 총 225.55점을 받아 3위에 올랐다.

 해당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2개 대회 합산 성적 상위 6명에게 주어지는 파이널에서 한국 남자 선수가 메달을 목에 건 것은 차준환이 최초다.

 2014~2015시즌 이준형(20·단국대)이 한국 남자 선수 사상 최초로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선 적이 있지만, 최하위인 6위에 머물렀다.

 여자 싱글까지 통틀어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입상한 것은 차준환 이전에 김연아가 2004~2005시즌, 2005~2006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해 각각 2위, 1위를 차지한 것이 유일하다. 한국 선수의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메달 획득은 11년 만이다.

 차준환은 '피겨여왕' 김연아(26)의 확고한 차세대 주자를 찾지 못하던 한국 피겨를 이끌어 줄 재목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그만큼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차준환은 지난 9월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ISU 공인 역대 주니어 최고점인 239.47점을 받아 우승을 차지했고, 10월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에서는 오른 발목과 고관절에 부상을 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20.54점을 받아 우승을 일궜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일군 것은 김연아가 2005~2006시즌 달성한 이후 차준환이 처음이다.

 차준환은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등의 성적에 따라 2017~2018시즌부터 시니어 그랑프리 무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차준환이 시니어 무대에서도 세계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부상을 조심하면서 최근의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차준환은 주니어 그랑프리 7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살코를 두 차례 시도하려고 훈련하다 오른 발목과 고관절에 통증을 느끼기도 했다.

 한창 몸이 자라면서 힘과 스케이팅 스피드가 올라온 가운데 좋은 환경에서 훈련한 덕에 보일 수 있었던 최근의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부상이 없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안소영 대한빙상경기연맹 피겨 경기이사는 "4회전 점프를 연마하는 것도 좋지만, 일단 부상이 없어야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전했다.

 사공경원 빙상연맹 피겨 부회장은 "어린 선수들이 부상을 당해도 곧바로 말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욕심을 부리다가 부상이 커지면 고스란히 본인이 손해를 본다"며 "안 다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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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부상이 오지 않는 범위 내에서 4회전 점프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도 중요하다.

 시니어 무대에서 정상급 선수들은 쇼트프로그램에서도 4회전 점프를 두 차례씩 뛴다. 연기 시간이 더 긴 프리스케이팅에서는 말할 것도 없다. 4회전-3회전 콤비네이션 점프까지 구사한다.

 현재 차준환이 실전에서 뛸 수 있을 만큼 완성도가 높은 4회전 점프는 쿼드러플 살코 뿐이다. 쿼드러플 살코의 경우 훈련 때에도 성공 확률이 90% 정도다.

 차준환은 쿼드러플 토루프와 쿼드러플 루프도 연습하고 있지만 아직 완성도가 10% 미만이라 당장 실전에서는 뛰기 힘들다.

 사공경원 부회장은 이미 쿼드러플 살코의 완성도가 높아진 만큼 다른 4회전 점프도 빠르게 익힐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어린 선수들에게 2회전이나 3회전 점프를 가르칠 때 점프 하나를 뛰게 되면 다른 점프도 금방 익히는 경우가 많다. 차준환도 쿼드러플 살코의 완성도가 높아진 만큼 다른 점프도 빠르게 익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안소영 이사는 "키가 자라면서 점프의 축이 흔들리는 것은 지나가는 일이다. 차준환이 키가 자라는 것으로 크게 문제를 겪을 것 같지는 않다"고 예상했다.

 기술이 늘어난 만큼 표현력도 키우는 것도 차준환이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많은 대회를 경험하면서 성숙함과 노련함을 쌓아야 세계 정상급으로 올라설 수 있다.

 안소영 이사는 "이제 막 주니어를 벗어나는 입장이다보니 성숙한 부분이 부족한 느낌이 있다"고 평가했다.

 사공경원 부회장은 "어릴 적부터 워낙 '끼'가 많은 선수였는데 아직 가지고 있는 것을 다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기술 쪽만 성장하다보니 균형적이지 못한 부분이 보인다"며 "계속해서 경험을 쌓다보면 표현력 부분이 더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차준환이 성장세를 유지한다면 전성기에 접어드는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는 정상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차준환의 가파른 성장세를 이끈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차준환이 현재처럼 꾸준히 성장하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톱5'까지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안소영 이사는 "시니어로 올라가 2년간 경험하고 평창올림픽에 나선다면 노련미가 쌓여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런 시간적인 여유는 없는 상황"이라며 "평창올림픽도 기대되지만, 베이징올림픽이 더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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