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왜 이러나, 성추행 논란 미술계로 번져

기사등록 2016/10/23 12:43:48

최종수정 2016/12/28 17:49:07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소설가 박범신·시인 박진성 등 문단이 성추문으로 얼룩진 가운데 논란이 미술계로 번졌다. 함영준 일민미술관 책임 큐레이터가 성추행 의혹을 받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트위터리안 A씨는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함 큐레이터에 대해 이야기하겠다며 "사실 그는 대학에 다닐 때부터 그런 쪽(성추행)으로 더러웠고 유명했다"고 적었다.

 "대학교 술자리였다. 나는 만취했고, 눈을 떠보니 누군가의 집이었고 불이 꺼진 상태에서 누군가의 손이 XX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고 폭로했다.

 "XX 사이로도 들어왔다. 페미니스트라고 OO일보에 기고했을 때 정말 기가 찼다"며 주변에서 비슷한 사례와 소문이 들려왔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함 큐레이터에 대한 논란이 SNS에서 일파만파 번졌다.

 그러자 함 큐레이터는 이날 온라인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모든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다"며 "우선 제가 가진 모든 직위를 정리하겠다. 현재 저와 진행중인 모든 프로젝트를 최대한 빨리 정리한 후 그만두겠다. 이후 자숙하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통해 반성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는 특히 여러 지면을 통해 평소 페미니즘을 옹호해왔으나 그간 위선적이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함 큐레이터는 무엇보다 "명백한 피해자인 OOO께 가장 먼저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죄송함을 간직하고, 어떤 변명도 없이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미술계 내에서 큐레이터로서 지위와 권력을 인식하지 못하고, "특히 여성 작가를 만나는 일에 있어 부주의했음을 인정합니다. 불쾌함이나 압박을 느끼셨을 작가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특히, 신체 접촉이 이루어진 부분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후회한다"고 덧붙였다.

 도미노와 워크룸프레스도 사과하고 나섰다. 도미노는 트위터에 "동인 일동은 함영준 씨가 저지른 성희롱과 성범죄 피해자 여러분께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도미노와 관련된 공식적, 비공식적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썼다.

 도미노를 발간한 워크룸프레스는 "도미노 총서의 발행을 중단합니다. 더 이상 재쇄도 없으며, 다음 주 화요일 예정된 도미노 토크도 취소합니다. 피해자의 용기에 지지와 연대를 더합니다"라고 적었다. 

 함 큐레이터에게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이날 오후 일민미술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열 계획이다.  

 앞서 웹툰작가 이자혜 씨의 '미성년자 성폭행 모의·방조 논란'을 시작으로 성추행 폭로가 문화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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