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2일자에서 AT&T와 타임 워너의 이사진이 이 문제로 회의를 열고 인수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직은 언론계의 문의에 대해 두 회사가 모두 이렇다 할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AT&T의 타임워너사 인수는 영상 미디어 산업의 지평을 흔들어 놓을 만한 대형 인수합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휴대전화 사업과 다이렉TV, 인터넷 서비스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IT회사가 세계 최고의 대중문화산업체로 "게임의 제왕"(Game of Thrones) " 빅뱅 시어리"( Big Bang Theory)에서 프로야구단까지를 거느린 타임워너를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디지털 산업의 최첨단에 서 있는 네트워크 소유 회사가 영상 오락물과 뉴스를 인터넷으로 공급할 경우 이는 기업계 뿐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판세를 크게 흔드는 일대 사건이 될것이라는 관측이다.
보도된 인수 가격이 사실일 경우에는 타임 워너는 역대 기업인수합병 가격으로는 최고 기록을 세우게 되며 거대기업의 인수대상으로는 두 번째 큰 액수를 제안받는 셈이 된다. 최고 금액은 닷컴 붐의 전성기 끝무렵에 AOL이 타임워너를 인수하겠다며 제시한 940억 달러였지만 거래는 무산되었다.
이의 최종 결정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제2의 미디어 대기업이 떠오른 것은 미국 대선 후보자들의 선거전에까지 불을 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 게티스버그 유세에서 만약 당선 된다면 이 거래를 즉시 무산시키겠다고 주장했다. 성사될 경우 "너무 큰 권력이 너무 적은 소수의 손에 집중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1일 인수합병설이 보도된 이후 뉴욕 증시에서 AT&T의 주가는 3%나 떨어졌다.
AT&T도 2011년 경쟁사인 T모바일을 인수하려다가 감독기관의 반대로 무산되었으며 이후 TV회사에 집중해 다이렉 TV를 485억 달러에 인수했다. 금년 말까지는 스트리밍 사업과 TV를 묶은 다이렉 TV 나우( DirecTV Now)를 출범시켜 주로 케이블 계약해지자와 가입한 적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공략한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화기를 발명한 시대에 뿌리를 두고 있는 AT&T는 그 동안 무선통신의 퇴조와 미국민 대다수가 스마트 폰을 사용하고 있는 시대적 변화로 심한 압박을 받아왔다. 새로운 케이블 통신회사와의 경쟁도 심해져 콤케스트가 내년에 가입자들에게 휴대전화 서비스를 시작한다.
타임워너의 인수는 콤캐스트와의 경쟁에 대비한 최상의 방어책이며 이로 인해 신규사업 확장의 효과도 누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변화라고 뉴 스트리트 리서치의 경제 분석가 조나선 채플린이 21일자 뉴스레터에서 전했다. 콤캐스트도 지난 8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영화사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임워너 인수로 인해 미디어 시장의 지나친 편중과 과잉 공급현상과 과도한 투자로 오히려 경영난을 재촉할 것이라는 예측도 만만치 않아 앞으로 증시에서의 주가 동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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