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홈퍼니싱 시장]거대공룡 이케아도 진출…서민산업 '판 흔드나'

기사등록 2016/10/21 13:10:00

최종수정 2016/12/28 17:48:53

'공룡기업' 이케아, 가구 이어 주방요품 진출
'모처럼 기횐데'…국내업체, 시장 변화 예의 주시

【서울=뉴시스】양길모 기자 = '가구공룡' 이케아가 그릇이나 냄비 등 주방용품 시장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국내 관련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냄비 등 주방용품은 대표적 서민 산업으로, 대부분 국내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여기에 다국적 기업 이케아가 본격 진출함으로써 관련 시장 쟁탈전 가열과 함께 '서민산업'의 판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1일 이케아 코리아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케아는 지난달부터 광명점에서 그릇이나 냄비, 컵 등 식기류 판매를 시작했다. 이케아가 식기류를 판매한 것은 2014년 한국 진출 이후 2년 만이다.

 이케아는 2014년 한국 진출 당시 주방용품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당시 국내 관련법상 수입품에 대해 원산지 표기 및 식기류의 경우 수입업소와 소재, 수출국의 회사명 등을 기재해야만 했다.

 이케아는 수출국 회사명 대신 'Design and Quality, IKEA of Sweden'를 사용하는 것을 고집하면서 식기류는 판매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 등의 표시기준을 일부 개정하기 위한 행정 예고를 실시했고, 기준이 개정되면서 주방용품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이케아 주방용품은 그릇, 냄비 등 700여 가지에 달한다. 가격도 1000원대부터 몇 만원대까지 다양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대표 상품으로는 강화유리로 만들어 내구성이 뛰어나며 가격도 1000원에 불과한 다용도 그릇 '오프타스'(OFTAS), 밤나무 재질의 미니 도마, 가볍고 음식이 열이 골고루 전달되는 냄비세트 등은 많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 코리아 대표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이케아의 모든 제품군을 소개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들이 홈퍼니싱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집밥 문화 확산과 주방에 대한 인식 변화로 모처럼 활기를 띠는 상황에서 세계적 공룡기업 이케아의 주방용품시장 진출은 국내업체들에게는 타격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이케아 제품들은 국내 업체들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을 내세우는 만큼 국내 중소업체들의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1위 락앤락의 경우 한류스타 이종석을 모델로 중국 내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국내 매출액은 여전히 급감하는 상태다. 여기에 중국 시장 내에서 소위 '짝퉁 상품'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49년 전통의 유리 기술력을 보유한 삼광글라스도 프리미엄 쿡웨어 브랜드 '셰프도프', 세라믹 냄비 '라 로제', 소규모 가족을 겨냥한 '라 쁘띠' 등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국내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지만 이케아의 진출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대형 유통업체인 이마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더 라이프', 가구시장에서부터 이케아와 경쟁 중인 한샘도 이케아 주방용품 진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여기에 프랑스 주방브랜드 테팔과 독일 WMF, 이탈리아 플로날까지 국내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면서 점점 국내 업체들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홈메이드 요리문화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주방용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업체 간의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 공룡기업 이케아가 주방용품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특히 국내 1개 매장에서 3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이케아이기 때문에 이케아의 홈퍼니싱 진출에 국내 업계가 더욱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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