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미국 롱비치터미널도 매각…사실상 청산절차

기사등록 2016/10/21 10:55:11

최종수정 2016/12/28 17:48:46

2대주주 MSC 인수 가능성 높아
 현대상선도 우선 인수 채비 나서

【서울=뉴시스】황의준 기자 = 한진해운이 아시아-미주노선 영업망에 이어 또 다른 '알짜' 재산인 미국 롱비치터미널 매각에 나서면서 사실상 청산절차를 밟는 모습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미국 자회사 TTI가 운영하고 있는 미국 롱비치터미널의 지분 전량을 매각기로 하고 전날 법원의 승인을 거쳐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다.

 롱비치터미널은 연간 300만TEU(1TEU는 6m 길이 컨테이너 1개) 이상의 화물 처리 능력을 자랑하는 미국 서부항만 내 최대 규모 터미널이다.

 한진해운은 TTI를 통해 롱비치터미널 지분의 54%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46%는 세계 2위 선사인 스위스 MSC의 자회사 TIL이 갖고 있다.

 2대주주인 TIL은 한진해운이 롱비치터미널 지분을 매각할 경우 이를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도 함께 갖고 있다.

 롱비치터미널이 미국 서부항만 컨테이너 물량의 30% 이상을 처리하는 알짜자산인 만큼 MSC가 TIL을 통해 이를 인수할 가능성이 현재로는 가장 높은 상황이다.

 한진해운 롱비치터미널 지분 54%의 매각가로는 약 1000억원 정도가 거론되고 있다. 만약 가격 문제 등으로 MSC의 인수가 불발될 경우를 준비해 현대상선도 인수 채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도 롱비치터미널의 높은 가치를 감안해 1조4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한 선박펀드를 통해 현대상선에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진해운은 미주노선 영업망, 롱비치터미널 지분 매각 등을 동시 추진하면서 회생 가능성이 더욱 낮아지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주노선 영업망과 롱비치터미널 지분은 한진해운의 마지막 알짜자산이라 할 수 있다"며 "한진해운이 미주노선 운영을 통해 얻는 수익이 전체의 절반이었는데 이를 잃을 경우 더이상 국적 원양선사로서의 재기는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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