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반도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②왕싱위 "中 최대우려는 美의 '동아시아판 나토' 구축"

기사등록 2016/10/21 06:01:00

최종수정 2016/12/28 17:48:38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왕싱위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북핵 문제와 한국내 사드배치'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16.10.1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왕싱위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북핵 문제와 한국내 사드배치'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16.10.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왕싱위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한중 간의 최대 갈등 요인으로 떠오른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시아 전문가인 왕 교수는 중국이 사드 배치에 거세게 반대하는 것은 이 문제가 북핵 위협을 빌미로 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같은 안보체제를 동북아시아에 구축해 중국을 겨냥하는데 있다고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왕 교수는 사드 배치와 북핵 문제를 연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라고 못박았다.

 왕 교수는 그럼에도 중국이 한중 관계를 중시하기 때문에 '사드 배치반대'를 견지하면서도 계속 한국과 소통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해서 왕 교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를 수용하고 대화의 틀로 돌아오기를 바라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중국은 생각한다며 다른 좋은 방법을 찾아 관련 당사국과 함께 한반도 위기 해결을 위해 노력할 자세가 돼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해 중국은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해친다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이 사드 배치로 위협받는 전략적 이익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사드 배치는 북한 핵 문제 해결하는데 있어 유일한 해결 방안, 가장 이상적인 해결책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 중국 입장이다. 사드 배치는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 한반도 평화, 역내 불균형, 특히 각 분야의 한중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 또한 중국인의 한국에 대한 우호 감정을 악화시켰다. 사드 배치는 한반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며, 동북아 지역의 군비 경쟁을 부추길 뿐이다.
 중국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안정 유지 및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기본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 이런 원칙을 실현하는데서 중국은 북한을 (다른 나라보다) 특별한 국가로 생각하진 않는다.

 사드가 야기한 본질적인 문제를 살펴보면 먼저 중국 주변 환경의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중국은 전략적으로 중국 주변 국가의 안보문제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 중국은 안정된 주변 상황이 필요하며, 이는 중국의 경제체제 전환과 중국의 경제발전 형태와도 관련이 있어 더욱 그렇다. 만일 주변 환경이 불안정하다면, 이는 중국 경제발전을 저해하면서  끝내는 중국의 국가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중국이 우려하는 점은 사드 배치가 촉발하는 동북아시아의 군비 경쟁이다. 지금 한국 경제는 물론, 중국의 경제도 과도기로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군비경쟁은 양국의 경제 발전에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의  5대 무역상대국 가운데 한국은 올해 이미 일본을 제쳤으며, 이는 한중 간의 긴밀한 경제무역 관계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특히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한중 무역관계의 발전은 안정적이며, 양국에 큰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그런데 전략적 문제로 인한 군비경쟁으로 한중 간 경제 관계를 해친다면, 무의미한 일이 될 것이다. 경제협력 측면에서 생각하면 이를 경계해야 한다. 중국은 현재 한중관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중국의 구체적인 전략적 이익은 한중 관계와 경제적인 면에서 이렇게 얘기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북핵 위협으로 국민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 한국은 북핵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드를 임시방편으로 배치하고, 이후 한반도 상황이 완화하면 사드 문제를 재고할 용의가 있다고 표명했다. 중국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앞서 말했듯이, 사드는 북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될 수 없다. 한반도 상황이 호전되면 사드를 철수할 수도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서 반문하자면, 미국과 북한의 긴장 관계가 언제쯤 완화할 수 있을지, 한국 국민이 받고 있는 핵위협이 언제쯤 해소될 것인지 정확한 시기를 판단하기 어렵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런 전제 탓에 사드를 선(先) 배치한 후(後)에 철수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현재로선 사드 배치 이후 이를 한국과 미국 어느 쪽이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도 의구심이 생긴다.북한 핵이 지향하는 것은 결코 한국도 중국도 아니다. 따라서 한반도 긴장이 풀린다고 해도 사드를 철수하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

-북한 핵개발 목적이 한국과 중국을 향한 것이 아니며,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위한 것이라는 얘기지만 한국 국민은 북한 핵의 개발 진행 수준을 감안할 때 한국이 목표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에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북한 핵무기에 맞설 억지력이 부재한 상태에서 '고육지책'으로 사드를 택하는 것은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 그런데도 중국은 북핵 개발의 이유가 미국이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한국인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논리다.

 "안보에 대한 서로의 배려(安全關切)를 기반으로 이해를 도모해야 한다. 중국에게는 사드가 북핵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없기에 상호 안보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체계는 북한보다는 최종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의 최대 걱정은 MD 체계이며, 만약 아시아에 (유럽처럼 MD를 미군이 운용하는)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기구가 생긴다면, 이는 중국에겐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된다.
 그럼에도 중국은 지속적으로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1992년 수교 이래 지속적인 번영 등을 감안해 중국은 양국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이 한중관계를 중시하다 보니 사드 문제 역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지속적으로 주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도 중국 측의 이 같은 생각과 이익을 어느 선까지 고려해야 한다."  

-사드와 관련해 현재 중국과 한국의 생각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서로 이견을 좁힐 수 있는 방책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한국 정부가 항저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한중에 더해 미국이 머리를 맞대고 사드 문제를 협의하자고 했는데.

 "사드 배치 문제의 본질은 경제, 안보, 정치의 우선 순위와 관련된 것이며, 단순히 사드만 떼어내서는 생각할 수 없다.
 내 견해로는 한국의 대외정책을 살펴보면, 안보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더욱 가깝게 지내고, 경제 분야에서는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이 당연히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한국에 강요할 수 없는)수동적인 입장에 있다. 한국의 선택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나 사드는 여기에 속하지 않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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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17일 오후 서울 중구 뉴시스 본사에서 왕싱위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가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북핵 문제와 한국내 사드배치' 등에 대해 말하고 있다. 2016.10.17.  [email protected]
-그렇기는 하지만 중국이 사드 문제와 관련해 한국에 '양자택일'을 압박하는 면이 없지 않다. 안보와 경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한국에게는 사실상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만약 한국이 극단적으로 한 쪽과의 친밀한 관계를 선택할 경우, 한국 내부에서도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중국은 한중 관계와 관련해 그런 문제들을 오랫동안 생각해왔지만  사드 문제는 양자택일과는 무관하다고 본다. 다만 사드와 관련해서 충분한 소통이 부재한 상황 속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만약 사드 배치 결정에 앞서 양측 간 충분한 소통이 있었다면, 더 좋은 방법을 강구해 지금처럼 난처한 상황이 빚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사드 배치를 이미 결정했지만, 앞으로도 중국이 한국과 견해 차이를 줄여 나갈 의향이 있다고 보는가.

 "중국은 앞으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을 할 생각이 있다. 다만 (배치를 결정한 후 뒤늦게)한국이 중국과의 소통을 했을 때 그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그래도 정부 및 학계 인사 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현 상황에서 다소 늦은 측면이 있으나  향후 소통은 지속적으로 빈번히 해야 한다."

-일부 중국 학자가 사드 레이더의 성능을 낮춰서 운영하라고 제안했다는 보도가 있다. 한중 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조정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실현 가능성은.

 "관련 보도를 본 적은 있지만, 군사 전문가가 아닌 탓에 그 같은 설계(조정)가 양국이 처음에 의도한 대로 가능한지 기술 측면에서 모르겠다. 하지만 기술 문제에 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 국가안보 위협에 커다란 손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북핵 6자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지만 북한이 지속적으로 북핵을 개발함에 따라 그 유효성이 의심받았다.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 중국은 계속 6자회담을 유지하길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틀을 생각하고 있는지.

 "작년부터 북한의 핵실험 빈도는 분명히 잦아졌으며, 중국 역시 이에 대해 계속해서 비판을 가하고 있다. 핵실험 전에 소통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중국은 협상을 통한 평화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북한이 6자회담에 다시 돌아오길 바라지만, 어렵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기도 하다. 중국은 다른 좋은 방법이 있다면 수용할 자세가 돼있으며 함께 문제 해결에 나설 용의가 있다.
 아울러 대화, 협상을 강조해온 중국으로선 북미 협상 등의 형태가 6자회담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드 문제와 북핵 문제가 결코 한 가지 문제라고 보지 않지만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에 있어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수용할 의향이 있다." 

-기존 대화의 틀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다지 유용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전술핵무기의 반입, 심지어는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이 원치 않는 더욱 극단적인 방안들이 모색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이 한국과 북한 간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양측의 입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은 있는지.

 "중국, 북한, 한국, 미국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모두 유엔 회원국으로써 동등한 국제법적인 지위를 지니고 있다. 모든 국가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행동해야 하며,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잘 준수하고 있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효과를 봄으로써 북한이 다시 협상 자리로 돌아오길 원한다. 북핵 문제로 인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받을 수 있는 국가는 한국과 중국이나, 북한의 근본적인 목표는 미국이다. 6자회담이 어려움이 있고, 그 실용성에 있어서도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사실이나, 그 때문에 그렇게 좋은 방법을 포기하는 것은 아쉽다.

 현재 중국이 원하는 것은 지속적인 대화와 검토를 통해 더 좋은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중국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사국이 함께 소통해야 하며, 소통 부재로 인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북핵 문제를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사드가 될 수는 없다. 만약 사드로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 해도, 종국에는 사드가 중국의 안보이익을 위협할 수 있으며, 그땐 아시아 안보가 결코 평화롭지 않게 될 것이다. "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데 중국도 철저히 이행할 것인지 궁금하다. 훙샹 그룹과 같이 위반을 하는 중국기업에 대해서 어떤 조치를 취할까.

 "중국은 유엔 회원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철저하게 결의안을 이행할 것이다. 훙샹 그룹과 같이 위반을 하는 그룹은 민간 기업으로 중국 정부와는 무관하다. 향후 유엔 결의안을 어기는 문제가 발생한다면, 엄히 처벌할 것이다."

▶왕싱위 교수는 누구

 왕싱위 중국 런민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한반도를 포괄하는 동아시아 전문가이다. 중국 외교와 동북아의 정치와 안보 문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해오고 있으며, 일본정치에도 조예가 깊어 '냉전후 일본정치 사조 연구' 등 다수의 저작물과 논문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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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반도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②왕싱위 "中 최대우려는 美의 '동아시아판 나토'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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