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 중국 및 서구 경쟁업체 공세에 위기" FT

기사등록 2016/08/28 16:30:15

최종수정 2016/12/28 17:34:04

【서울=뉴시스】오애리 기자 = 게임 산업이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한국의 게임업체들이 중국과 서구 경쟁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중국과 서구 게임업체들이 한국에서 기선을 잡다(Chinese and Western game makers capture the flag in Korea)'의 제목의 기사에서 글로벌 온라인 게임시장을 이끌어온 한국의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모바일 플랫폼에서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게임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은 32억 달러(약3조5674억원)로 전년대비 7% 상승했다. 이는 2007~2012년 두자리 수의 성장률을 나타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급격히 감소된 것이다.

 FT는 한국의 게임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모바일 게임으로의 전환에 있어 중국 및 서구 경쟁업체들에 뒤지고 있다면서, 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등 미국에서 개발된 모바일 게임들이 한국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을 인용해 한국 게임업체들이 그래픽을 강조한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에 여전히 주력하고 있어, 보다 단순하면서도 속도감이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게이머들을 놓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IHS 마르키트의 게임 부문 연구책임자인 피어스 하딩-롤스는 FT와의 인터뷰에서 " 한국 게임 수출의 전성기는 이제 끝났다"면서 "중국은 성숙한 국내 산업을 가지고 있고, 서구 게임 업체들은 매우 인기있는 프리미엄(freemium) PC 게임들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중국 시장을 뚫기 위해 여전히 애쓰고 있는 반면 중국 업체들이 내놓은 게임은 한국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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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웹젠의 대표 IP '뮤'를 활용한 '뮤오리진'을 비롯해 룽투코리아가 서비스하는 '검과 마법', 이펀의 '천명' 등 한국내 매출 순위 상위권의 모바일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들은 모두 중국산이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애널리스트인 에릭 차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불과 5년 전만해도 이런 상황은 상상조차 할 수없었던 일"이라면서 "과거에는 한국 온라인 게임들이 중국 시장을 장악했지만 지금은 중국의 모바일 게임들이 한국 게임보다 더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유행에 민감한 모바일 게임은 스피드가 중요한데 중국이 한국이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게임산업의 위기는 업계 종사자의 감소로 나타나, 2009~2014년에 종사자가 이전 대비 30% 감소해 1만 4000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수익도 급감해 NHN 엔터테인먼트와 네오위즈게임즈가 지난 해 적자를 기록했고, 넥슨지티는 올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5%나 하락했다.

 카카오 게임즈의 남궁훈 대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게임산업이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필요하다면서 "만약 해외(시장) 확대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누구나 어떤 플랫폼에서든 할 수있는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에릭 차 역시 한국의 게임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뚫으려면 경쟁자들과는 다른 신선하고 차별화된 무엇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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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산업, 중국 및 서구 경쟁업체 공세에 위기"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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