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모술 곳곳에 거리낙서…"IS에 저항·반대"

기사등록 2016/08/26 10:30:30

최종수정 2016/12/28 17:33:41

【서울=뉴시스】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의 담장과 건물 벽 곳곳에서 발견된 아랍어 알파벳 'M'(م)자 그래피티. M은 '무콰와마'(저항·مقاومة), '무아라다'(반대·معارضة), '무와자하'(대결·مواجهة)라는 단어의 머리글자를 의미한다. 이곳을 점령한 '이슬람 국가'(IS)에 저항하고 현지 주민들과 유대감을 표시하기 위한 '모술 대대'(The Mosul Battalions)의 작전이다. (사진 출처 = CNN방송) 2016.08.26. 
【서울=뉴시스】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의 담장과 건물 벽 곳곳에서 발견된 아랍어 알파벳 'M'(م)자 그래피티. M은 '무콰와마'(저항·مقاومة), '무아라다'(반대·معارضة), '무와자하'(대결·مواجهة)라는 단어의 머리글자를 의미한다. 이곳을 점령한 '이슬람 국가'(IS)에 저항하고 현지 주민들과 유대감을 표시하기 위한 '모술 대대'(The Mosul Battalions)의 작전이다. (사진 출처 = CNN방송) 2016.08.26.
【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극단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점령하고 있는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의 담장과 건물 벽 곳곳에서 아랍어 알파벳 'M'(م)자가 발견되고 있다. M은 '무콰와마'(저항·مقاومة), '무아라다'(반대·معارضة), '무와자하'(대결·مواجهة)라는 단어의 머리글자를 의미한다.

 미국 CNN방송은 누군가가 스프레이 페인트로 거리 낙서 그래피티(graffiti)를 그려 극단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에 경고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래피티 작업은 깜깜한 밤중에 시작된다. 발각될 경우 고문을 받거나 처형까지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리 낙서의 주체는 '모술 대대'(The Mosul Battalions)라는 단체로 드러났다. 이들은 모술 도심 안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라크 정부군과 동맹 관계에 있다. 모술 대대는 그래피티를 통해 '우리가 여기에 있다. IS 조직원 당신들 사이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주민들에게는 '당신들과 함께 IS에 저항하고 있다'는 유대감을 표현한다.

 모술 대대 네트워크는 극도로 비밀스럽게 조직돼 있다. 대대원 3명을 제외하고는 서로의 신원을 알지 못하는 정도다. 이들은 그래피티 외에도 뺑소니 공격, 목표 대상자 암살, 폭격, 폭탄 매설 등 IS를 겨냥한 공격을 모술 안팎에서 해왔다.

 아부 알리(가명)는 에르빌에서 CNN방송 기자와 만나 자신이 이 단체의 연락책을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모술 외곽의 한 과수원에서 조직원간 연락을 주선하고 있다고 했다. 이곳은 IS 조직원의 감시망을 피해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구역 중 하나다. IS는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을 범죄로 간주하고 손을 자르는 형벌을 가한다.

 정확한 숫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모술 대대원 숫자는 100~300명 사이로 추정된다. 알리는 "나를 포함한 우리 대원들은 전부 모술 출신"이라며 "사담이라는 사람이 전직 군인과 전문직 종사자들, 젊은이들을 모아 군대처럼 만들었다. 모든 이라크 사람들은 무기 훈련을 받는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정교한 무기가 없다. 소총과 권총이 전부"라고 말했다.

 모술 대대는 IS가 모술을 점령한 직후에 형성됐다. 알리는 "서로를 믿는 2명의 친구가 특정 지점에서 IS를 공격하자는 작전을 세웠다"며 "이 시기 다른 지역의 사람들도 비슷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들은 은밀하게 '모술 대대'라는 이름으로 조직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무기는 모술 도시에 있던 총기와 탄약을 모아서 마련했다. 대부분 이라크 정부군이 퇴각하면서 버리고 간 것이다. 당시 정부군을 몰아내고 도시를 점령한 IS는 주민들의 집을 돌아다니면서 무기를 모았는데, 주민들은 각자가 주워온 무기를 숨겨놨다가 모술 대대에 건네줬다.

 모술 대대는 도시 전역에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리는 "모든 이들이 자신들의 지역에서 입수한 정보를 우리에게 전해준다. 우리는 감시 활동을 하면서 누가 새로운 장소로 옮겨 갔는지, 언제 누가 오고 갔는지 모두 파악하고 있다"며 "그러면서 공격의 적기를 기다린다"고 설명했다.

 모술 대대는 직접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IS를 대상으로 벌인 작전 결과를 알린다. 가장 최근 게시물에는 "모술 대대원이 IS 조직원 5명이 타고 있던 픽업트럭에 총을 쐈다. 트럭에는 기관총이 한 무더기 쌓여 있었다. 차량은 쓸 수 없게 됐고 여기에 타고 있던 IS 조직원은 모두 죽거나 다쳤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항상 승리만 했던 것은 아니다. 많은 대대원들이 IS에 포로로 잡혀가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됐다.

 지금 모술 대대는 이라크 정부군이 모술 도심으로 본격 진입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 모술 대대는 이라크 정부군이 들어올 때에 맞춰 총력전을 벌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모술 대대는 이 시점을 '제로 아워'(Zero Hour)라고 부른다. 정부군은 25일 모술 남쪽으로 70㎞ 떨어진 요충지 카야라를 탈환하며 모술 중심부로 진격하고 있다.  

 IS는 2014년 6월 모술을 점령한 직후 스스로 이슬람 신정일치 국가라고 주장하는 칼리프 제국을 선포했다. 이후 시리아 락까와 함께 이곳을 근거지로 삼아 각종 테러 행위를 일삼았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올해 안에 IS로부터 모술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