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동현 기자 = 핀테크 업체들의 증권업 입성을 두고 증권업계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도에도 국내 증시 부진의 여파로 일평균 거래량이 급감해 증권사들의 수탁수수료수익 감소가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이들 업체가 자리를 잡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반면 신규 업체가 모바일 시장에서 젊은 층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는 만큼 20~30대의 주식시장 신규 유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내년도 핀테크 업체들의 증권업 도전이 어떤 형식으로 구체화될 지, 또 이를 통해 주식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이유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업 입성을 준비하는 업체는 모두 2곳으로 카카오의 간편결제서비스 업체 카카오페이와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를 운영해온 비바리퍼블리카 등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0월 바로투자증권의 지분 60%를 인수한 뒤 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내년초부터 바로투자증권을 통해 자체적으로 발굴하고 설계한 금융투자상품을 선보이며 증권업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회사 비라리퍼블리카는 연내 증권사 설립 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범 3년만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한 토스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온 경험을 앞세워 증권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토스는 전체 증권사 신규계좌 30%를 발급했으며 은행 계좌 조회, 신용등급 조회, 소액투자 등으로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중이다.
핀테크 기업의 증권업 진출과 관련해 브로커리지 영업을 통한 수익 창출을 이뤄낼 수 있는 지 여부를 두고 기존 증권업계에서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는 중이다.
핀테크 기업이 증권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은 수탁수수료수익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지적한다. 또 자기자본의 한계로 브로커리지 영업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탁수수료수익에 의존도가 높을 경우 국내 증시 상황에 따라 기업의 매출과 실적이 크게 흔들릴 수 있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과 대체투자 부분 등을 강화하며 운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영업지점 통폐합 및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인력 재편 및 조직 재정비에 나서고 있는 것도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NH투자증권 원재웅 연구원은 "카카오페이가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5000억원 이상은 확보해야 한다"며 카카오페이의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정도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임희연 연구원은 "카카오페이가 경쟁력 있는 상품을 기반으로 출범할 경우 기존 증권사들의 리테일 부문 고객이 이탈할 수 있다"면서도 "손익 측면에서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키움증권의 사례를 볼 때 새로운 핀테크 기업의 증권업 입성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의견도 있다.
비바리퍼블리카와 카카오페이가 모바일 시장에서 20~30대를 중심으로 큰 성장을 보여온 만큼 젊은 층을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신한금융투자 임희연 연구원은 "기존 사업과 연계하거나 계열사와 제휴해 잠재 고객군을 확대 및 추가적인 수익 다각화를 추진할 수도 있다"며 "카카오 서비스의 고객 수는 카카오톡 4358만명, 카카오페이 2300만명, 카카오스탁 200만명, 카카오뱅크 618만명 수준으로 최대 1000만명의 추가 고객 유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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